2026년 5월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T 유격수 이강민이 1회말 1사 후 키움 이형종의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마이데일리 = 고척 김경현 기자] 프로의 세계가 이렇게 어렵다. 19세 루키 이강민(KT 위즈)이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이강민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수비가 아쉬웠다. 3회 1사에서 서건창이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다. 이강민이 잡고 두 번의 스텝을 밟은 뒤 1루로 뿌렸다. 서건창은 1루에서 세이프. 뱅뱅 타이밍이었으나 비디오 판독 신청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선발 문용익이 흔들리며 KT는 대거 3점을 허용했다. 5-1로 앞서던 경기는 5-4 살얼음판이 됐다.
실책으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4회 1사에서 다시 서건창 타석. 이번에도 유격수 방면 타구가 나왔다. 그런데 이강민의 송구가 짧았다. 김현수가 포구에 실패해 서건창이 출루했다. 공식 기록은 이강민의 송구 실책. 이강철 감독은 바로 이강민을 빼고 권동진을 투입했다. 이후 2안타가 나와 서건창이 홈을 밟았다. 5-5 원점.5월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강민과 장성우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티빙 캡처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중계 화면에 이강민이 더그아웃에서 감정을 삭이는 장면이 나왔다. 곧이어 주장 장성우가 이강민과 어깨동무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고, 이강민은 분을 이기지 못했는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렇게 장성우와 이강민은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다행히 데미지가 크지는 않았다. 형님들이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KT의 8-7 승리. 이강민의 실책도 해프닝으로 남게 됐다.
2007년생 이강민은 송호초-안산중앙중-유신고를 졸업하고 2026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마무리 캠프부터 이강철 감독의 마음을 훔쳤고, 일찌감치 주전 유격수로 낙점을 받았다.2026년 4월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유격수 이강민이 3회초 2사 후 LG 오스틴의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마이데일리시즌 초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3월 28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 5타수 3안타 1득점 2타점을 기록, 1996년 4월 13일 장성호(당시 해태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고졸 신인 개막전 3안타 기록을 썼다. 4월 초까지 3할을 넘나드는 타격으로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안정감 넘치는 수비도 돋보였다.
프로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강민은 4월까지 타율 0.241을 기록했다. 시간이 갈수록 타율이 내려왔다. 5월 타율은 0.135(52타수 7안타)다. 시즌 타율은 0.201이 됐다. 수비에서 잔실수도 늘었다. 이제 선발보다는 백업으로 나가는 일이 많다.
당연하다. 이제 19세 루키다. 루키들은 대부분 엔트리에 들기 위해 마무리 캠프부터 전력 질주한다. 이강민은 여기에 쉬지 않고 '유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부침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2026년 5월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T 김상수 9회초 2사 1.2루서 대타로 나와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앞서 김상수는 "저도 20살 때부터 유격수와 2루수로 했는데 참 어려웠다. 고등학교 때와 전혀 다르다. 매일 경기를 해야 되고 체력적으로 힘들다.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해야 되는 건 맞지만 뺄 때는 빼고 이런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처음에 모르면 다 100%로 한다. 포지션은 유격수다 보니 체력적으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라며 이강민의 고충을 설명했다.
이어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응하다 보면 잘할 선수다. 그러니 옆에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했다.
김상수는 "이렇게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이)강인이에게는 복이다. 자기가 하면서 느끼는 부분도 있고, 주위에서 이야기했을 때 받아들이는 것도 있다.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2026년 5월 2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4회초 1사 2.3루서 허경민의 안타성 타구가 두산 우익수 카메론에게 잡히며 3루 주자 최원준이 홈을 밟고 박수치며 축하하고 있다./마이데일리이강철 감독도 이강민의 고충을 알고 있다. 그래서 최근 선발이 아닌 교체 선수로 출전을 시키고 있다. 2군으로 보내기엔 아까운 실력이기에 최대한 본인이 이겨내길 바라고 있다.
이날 흘린 눈물은 이강민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이렇게 이강민은 '프로' 선수로 다시 한 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