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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국내 총수와 홍대 회동,서울 AI 연구센터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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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의 이목이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고깃집으로 집중됐다.
지난 5일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장)와 만나 삼겹살을 먹으며 소맥을 마시는 이례적인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말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삼성전자 및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만남을 가졌던 황 CEO는 이번 회동에서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거대한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에 엔비디아의 AI 연구 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황 CEO는 다음 주 초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여러 기업인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추가적인 대규모 협력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AI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90% 안팎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AI 시대를 이끄는 핵심 인물인 황 CEO는 약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홍대 인근에서 조우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가죽 재킷 차림의 황 CEO가 저녁 7시 10분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15분 전 먼저 와서 대기하던 세 기업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반겼다.
이날 회동은 셔츠나 티셔츠 등 편안한 복장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 중 연장자인 최태원 회장(66세)부터 젠슨 황 CEO(63세), 이해진 의장(59세), 구광모 회장(48세) 순으로 나이가 많았다. 고기는 가장 젊은 구 회장이 도맡아 구웠다. 황 CEO는 나이 순서를 고려해 직접 술잔을 채웠고, 식당 직원이 숟가락으로 소맥 거품을 내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며 현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는 "고 코리아, 고 SK, 고 LG, 고 네이버"라는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

황 CEO는 만찬 중간에 취재진을 만나 이번 방한의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인 LG, SK, 삼성, 현대, 네이버가 모두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기업들의 주가 상승과 한국 경제의 호조에 기쁨을 표시했다. 특히 한국을 위한 깜짝 선물로 베라 루빈, 베라, RTX 스파크, 젯슨 토르 등 네 가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시하며 앞으로 한국이 매우 바빠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이며 베라는 여기에 탑재되는 CPU다. RTX 스파크는 에이전틱 AI 기능이 적용된 신규 노트북 라인업이며, 젯슨 토르는 로봇 구동용 하드웨어다. 황 CEO는 이러한 신기술과 제품들이 엄청난 양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차세대 제품인 베라 루빈에는 두 회사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가 쓰인다. 또한 RTX 스파크에는 다량의 LPDDR5 메모리가 요구된다. 로봇 분야인 젯슨 토르와 관련해서는 현대자동차와의 협력 관계를 직접 언급했다.

한국 내 연구 기반 투자 계획도 구체화됐다. 황 CEO는 AI와 로봇 공학 연구 등을 수행할 핵심 연구 시설인 'AI 연구 센터'를 한국에 설립해 모든 파트너사와 협력할 방침이며, 그 장소는 서울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현재 인력 채용이 진행 중이라며 국내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의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회동이 진행된 '형님 저요' 매장은 외부 창이 개방된 구조로, 건물 주변에는 수 시간 전부터 이들을 보려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업인들은 매장 밖으로 나와 준비한 선물을 시민들에게 직접 나눠주며 소통했다. 황 CEO는 최태원 회장이 준비한 HBM 콘셉트의 과자인 'HBM 칩스'를 건네며 "모어 HBM"을 외쳐 엔비디아에 더 많은 HBM 공급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황 CEO의 주량을 묻는 말에 자신보다 잘 마신다며 웃어 보였고, 황 CEO는 만찬 내내 고기를 구운 구 회장에게 좋은 친구라며 어깨동무를 했다. 화기애애했던 1차 만찬은 밤 9시쯤 끝났다. 결제는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페이의 안면인식 시스템인 '커넥트'를 활용해 치렀으며, 이 의장은 주변 테이블 손님들의 식사비까지 모두 부담해 식당 안에서 네이버를 연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황 CEO는 이 의장의 손을 잡고 만세를 부르며 화답했다.
이들은 약 250m 떨어진 BBQ 치킨집으로 자리를 옮겨 밤 10시 30분까지 2차 회동을 가졌다. 평소 한국식 치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황 CEO의 제안이 반영된 결과다. 이 자리에는 황 CEO의 부인 로리 황 여사와 장녀 매디슨 황 수석 이사, 그리고 장녀의 약혼자까지 합류했다. 위스키를 곁들인 2차 자리의 전체 비용은 최태원 회장이 결제했다. 방한 첫날부터 긴밀한 유대감을 보여준 황 CEO는 오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일정을 소화한다. 7일에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의 홈 경기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며,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시타자로 함께 참여한다. 8일에는 LG와 현대차, 네이버 1784 사옥을 각각 방문할 계획이다.

황 CEO가 만나는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필수 부품인 HBM을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다. 현대차, LG, 네이버는 황 CEO가 미래 기술로 꼽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로봇 사업에 집중하는 현대차와 LG는 엔비디아의 로봇 훈련 플랫폼인 '아이작 심'과 AI 모델 '아이작 그루트'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이며, 자체 AI 모델 '엑사원'을 고도화 중인 LG는 엑사원에 엔비디아의 '네모트론'을 결합한 특화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이용해 서울의 지형을 담은 '서울 월드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황 CEO는 이날 만찬에 앞서 첫 일정으로 마포구에 위치한 T1 PC방을 찾아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포함한 T1 선수단을 격려했다. 그는 한국이 e스포츠의 고향이라며 한국 게이머들이 선택한 최고의 GPU가 바로 엔비디아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황 CEO는 향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국내 대표 게임사 경영진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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