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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WA 개소, 소수자 연대 미디어 개혁 지향
미디어오늘
1998년 언론연대가 신문과 방송을 국민의 언론으로 되돌리자는 목표로 출범한 이래 28년이 흘렀고, 변화한 미디어 환경 만큼이나 ‘언론개혁’ 내지 ‘언론운동’을 바라보는 시선과 한계에 대한 평가도 분분해졌다. 그 자체로 ‘연결’을 의미하는 ‘WA’(와)는 ‘혐오 사회’로 흘러가는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의 관점으로 미디어 운동을 사고하며 건강한 연대를 되살리자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4월 개소식을 가진 WA는 지난달 22일 이스라엘의 평화 활동가들 석방에 부쳐 인권 문제나 취재를 이유로 활동하는 이들이 탄압과 처벌을 받도록 방치하는 여권법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달 31일엔 ‘아리셀 참사’ 2주기를 맞아 이주민 단체 등과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2주기 애도의 밤’을 마련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언론연대 사무실에서 권순택 WA 센터장(언론연대 사무처장)을 만나 WA가 지향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WA’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기본적으로 ‘연결’을 의미한다. ‘A 와 B’ 할 때의 ‘와’인 건데, 그 연결점이 언론운동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언론도 매개하는 역할을 하지 않나. 언론운동도 사회적인 여러 운동을 매개할 수 있다. 사회적 소수자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운동들이 있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강점이다. 언론 운동은 그 안에서 약간 ‘섬’ 같은 느낌이 있어서 다리를 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사회운동은 기존 언론연대가 해온 일이기도 한데 왜 별도 기구가 필요했나.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봤다. 언론연대는 박근혜 정부 탄핵 이후 언론 운동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많이 했다. 2018년 언론연대 20주년 기념 토론회도 ‘촛불, 언론 운동의 방향을 틀다’라는 제목으로 했는데 그때도 방향으로 제시한 것이 인권, 성평등, 노동이었다. 언론연대에서 그런 방향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건 사실인데, 우리가 옳다고 한 방향으로 운동을 잘하고 있느냐를 판단했을 때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언론 현안이 발생하면 거기에 집중하거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매몰돼 인권과 성평등 부분은 고민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언론연대 내부에서만 고민을 해와서, 그 방향에서 운동하고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구심점을 만들게 됐다.”

“운영위원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하나의 의제를 가지고 여러 운영위원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우리끼리 공론화하고 외부적으로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성명을 내거나 입장을 내거나 의견서를 내는 식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서 소수자 관점으로 미디어운동을 사고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한국 사회가 점점 혐오 사회로 이동하고 있고, 그런 사회에서 훼손되기 가장 쉬운 가치들이 소수자성이다. 언론운동도 그에 밀접하게 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평등, 소수자, 혐오 표현을 포함해 문화, 지역, 저널리즘 등의 영역을 구분해 정리하고 있다. 저널리즘 같은 경우에는 보호받지 못하는 언론인에 대한 보호를 주로 하게 될 것 같다. 여권법 관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록 후 벌금형 선고 받은) 장진영 작가나 서부지법 폭동(현장 기록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정윤석 감독도 언론에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보호 영역이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을 보도했다 가해자에게 고소당한) 셜록의 조아영 기자도 비슷한 문제라 생각한다.”
-최근 현안 중에 소수자 관점의 사고가 필요함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꼽아본다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하정우 부산북갑 후보의 ‘오빠’ 발언, 평론가들이 진짜 비판을 많이 한 건 사실인데 ‘정치 공학적’으로 비판이 이뤄졌다. 젠더 관점에선 제대로 비판 받지 않았다. ‘표가 떨어진다’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만 이야기가 됐지 그 ‘오빠’라는 표현이 한국 가부장제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고 왜 그런 말을 쓰면 안 되는지까지는 덜 이야기된 것 같다.”
-6·3 지방선거 보도 전반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세월호 참사 관련해선 김용남 민주당 후보(경기 평택을)가 사과했어야 한다. 다만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그 문제를 들고 온 것은 사회적 참사를 본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활용하고 도구화하는 측면에 대해 언론이 비판해야 하는 부분이다. 소수정당에 대한 언론 주목도가 여전히 낮은 것도 마찬가지다. 지지율이 낮아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언론이 주목하지 않아 지지율이 낮아지기도 한다. 소수정당 후보들 공약 중 괜찮은 것들이 있었을 텐데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정당이라는 이유로 사장되는 느낌이 있었다. 후보자들이 정책이나 공약이 아니라 ‘단일화’ 이슈로 도배되는 것도 문제다.
한국 사회에서 지역이 주목 받기 너무 어렵다. 언론에서 지역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안 좋은 일로 부각된다. 지방선거는 그 지역 이슈와 고민이 뭔지 드러내는 큰 정치적 이벤트라 생각되는데 단일화 이야기만 되니 아쉬웠다. 지방선거임에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두고 ‘미니 총선’이라고 관심 갖거나, 교육감 선거 보도가 적은 문제도 있다. 언론이 계속 여의도 정치에 쏠려 있는 것에서 탈피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기존의 언론운동이 변화해야 할 지점들은 무엇이라 보나.
“과거에는 대의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고 누군가 영웅적으로 이 운동을 이끌어야 하고, 특히 그 영웅이 남성 중심으로 가는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사회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언론 운동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특히 여러 단체들의 경우 여성 활동가들 지위가 높아지고 있는데 언론운동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자회견이나 토론회 같은 데 가더라도 대다수가 특정 성별로 구성된다거나, 내부에서 그 균형을 맞춰야 된다는 인식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언론운동은, 언론연대에서도 ‘언론 비평’이라고 하면 주류 언론 중심으로 모니터가 되는 과정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유튜브를 모니터한 적이 있다. 언론 영역, 미디어의 확장처럼 언론 운동도 변화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회의감이나 허무함보다 가능성을 더 많이 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있을 수가 없다. 방송 비정규직 연대를 하면서 허무함이나 허탈함, 이게 옳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언론사 내부에서 건강한 고민을 하는 언론인들도 많다. 그들이 주목 받지 못해 아쉬운 거지 없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면 어떻게 언론 운동을 그들과 더 잘 연결해서 해볼까, 언론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해볼까라는 욕구가 더 강하다.
여전히 되게 부족하지만 변화도 뚜렷하다. 예를 들어 언론사 내부에 젠더 데스크가, 잘 안되고 있다는 얘기도 듣지만 신설된다거나, KBS 성평등센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여성 언론인들의 활약도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애인이나 이주민, 이런 소수자들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는 기사가 나오면 내부적으로 비판을 받지 않나. 그런 기사를 쓰는 게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알게 되는 상황까지는 올라왔다고 생각이 들고 그런 것들은 내부에서 싸우는 언론인들이 일궈낸 성과라고 본다. 그런 변화를 보는 게 되게 즐거운 일이다.”
-미디어오늘 같은 미디어 전문 매체나 관련 분야 단체 등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미디어지부터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데일리’로 필요한 기사도 있겠지만 내부에서 부족한 인력이지만 어떻게 탐사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함께 해야 하는 게 아닐까. 미디어오늘은 팀 기획 같은 것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그때 다른 기사들도 함께 써야 하는 것이 아쉽다. 언론사에 많은 것들을 바라지만 미디어지들도 재정적 영향이나 내부 문제로 인해 그런 것에 가닿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