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읽음
선관위, '아빠 찬스' 논란 터졌을 때도 성과급은 꼬박꼬박 지급
위키트리최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 관리 능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과거 논란 당시에도 성과상여금이 사실상 정상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 선관위의 조직 운영과 성과 평가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관위는 지난 2023년 성과상여금 예산으로 배정된 85억2040만5000원 가운데 83억6319만5000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률은 약 98.1%에 달한다.

논란의 중심에는 당시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있었다. 두 사람의 자녀가 선관위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박 전 사무총장의 경우 자녀 채용 승인 과정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결국 두 사람은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했다. 이후 진행된 감사원 감사에서는 전·현직 선관위 직원 32명이 채용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채용 절차 전반에 걸쳐 부적절한 개입과 특혜 정황이 드러났고, 선관위 조직 문화와 인사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같은 해 선관위는 성과상여금 예산의 대부분을 집행했다. 성과상여금은 일반적으로 근무 성적과 업무 실적 등을 평가해 지급하는 제도다. 선관위 내부 규정 역시 근무 성적이나 업무 성과가 우수한 경우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 전체가 채용 비리 논란에 휩싸여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사실상 대부분의 예산이 지급됐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조직 운영 실패와 국민 신뢰 훼손에 대한 책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쿠리 투표 사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가 정식 투표함 대신 플라스틱 소쿠리나 종이상자 등을 이용해 투표용지를 옮긴 사건이다. 당시 선거 관리 부실의 상징으로 비판받았고, 국내외 언론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해당 연도 성과급 예산 가운데 단 1000원만 남기고 대부분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예산 전액이 지급된 셈이다.
연이은 논란 속에서도 성과급 지급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으면서 선관위의 성과 평가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일반 공공기관의 경우 중대한 사고나 조직 차원의 문제 발생 시 기관 경영평가나 성과급 지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선관위는 최근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는 사건 발생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당시 핵심 관계자들에게 서면 질의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허철훈 당시 선관위 사무총장과 강동완 사무차장에게 질의서를 보내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언제 인지했는지, 대응 지시가 왜 늦어졌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서울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선거 당일 현장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후 선관위의 보고 체계와 위기 대응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도 잇따라 드러났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제기된 이른바 '쌍둥이 득표' 의혹에 대해서는 위원회 차원의 조사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 후보자들의 득표 수가 동일하게 나타난 사례를 두고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재 확보된 개표 서류상으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러한 사안의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나 국회의 국정조사, 법원의 재검표 절차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보고 있다.
선관위는 채용 비리, 소쿠리 투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반복된 논란으로 기관 신뢰도가 크게 흔들린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의 독립성은 보장하되 성과 평가와 책임성 강화, 예산 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 참정권과 직결된 기관인 만큼 단순한 진상조사를 넘어 조직 문화와 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