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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전환기 노사 갈등 심화, 도태 위기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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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대전환 시기 1위 올라선 카카오,

AI 대전환 시기에 노사 갈등으로 도태 자초하나
국내 대표 IT기업 카카오가 멈춰 섰다. 임금협상(임협)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노사가 맞서고 있는데, 쟁점이 딱히 ‘임금’인 것 같지도 않다. 이 회사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양쪽 다 대체 무슨 생각일까.

‘대표’라는 장황한 수식어를 붙여준 것은 이 회사가 특별히 훌륭해서가 아니라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그에서 파생된 각종 부가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 중 4950만명이 카카오톡을 쓴다. 갓난아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셈이다. 이쯤 되면 공공재(公共財)로 불릴 만하다.

공공재의 가장 큰 문제는 원활하게 굴러가지 않으면 여러 사람이 골치 아파진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안정적인 운영도 있지만, 기술 진보와 트렌드 변화에 맞는 업그레이드 역시 포함된다. 지금 카카오톡이 직면한 도전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공공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다.

너도나도 AI를 부려 먹고, AI에서 사업 기회를 만들어 돈을 버는 시대. 글로벌 빅테크를 필두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십조 단위의 투자금과, 국가 역량을 총동원한 정책 지원과, 최고급 인재들의 노력이 AI 주도권 전쟁에 투입된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도 AI 서비스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 이 시기에 어물쩍거리다가는 전력을 다해 뛰는 경쟁자들에게 뒤처져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밉건 곱건 카카오톡은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4950만명이 단체로 짐을 싸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30년지기 친구들이 모여있는 단톡방도, 쏠쏠한 정보공유 창구인 오픈채팅방도 통째로 파서 옮겨야 한다. 카톡으로 안부도, 업무 관련 사항도 주고받던 익숙한 일상도 뒤바뀐다. 엑소더스의 종착지가 해외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면 오류가 나도 카카오한테 했던 것처럼 화풀이도 못한다.

그런데, 이 ‘국민 메신저’를 지켜내야 할 카카오 구성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는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돌아오는 임협을 몇 달째 질질 끌며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하필 이 중대한 시기에 창사 첫 파업도 했다. 조만간 또 한다고도 한다.
요즘 성과급 액수를 놓고 노사가 줄다리기하는 곳이 많던데, 카카오 노사도 임금인상률이나 성과급이 문제인 것일까. 차라리 돈이 쟁점이면 끝을 가늠할 수 있다. 숫자의 차이는 흥정과 마찬가지로 이견을 좁혀가다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으니.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지난 10일 노조가 창사 첫 파업과 함께 실시한 집회에서는 계열사 고용보장이나 경영진 책임론 등의 구호가 주를 이뤘다. 임협 교섭장에서 다루기 힘든 계열사 전반의 거시적 요구들을 앞세우니 타결의 실마리가 쉽게 찾아질 리 없다.

물론 카카오 전사 차원의 구조조정이 몇 차례 이뤄진 상황에서 계열사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은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사측이 무작정 귀를 닫을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협상의 의제가 비대할수록 교섭은 늘어지고 장기화하기 마련이다. 거시적 담론들을 따로 논의할 창구를 만들고, 임협은 임금인상과 성과급 등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다룬다면 교섭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해질 일도 없을 텐데 답답한 일이다.

자산총액 기준 국내 16위 기업집단이자, 대표 IT 기업이자,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운영사인 카카오. 이따금 만나는 카카오 직원이 건네는, 노란색 로고가 새겨진 명함에는 그런 자부심이 담겨 있다. 이게 2026년 현재 스코어다.

하지만 미래, 당장 내년에도 지금의 순위며, 타이틀이며, 자부심이 남아있을 것인가. AI 주도권 경쟁은 은메달, 동메달도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아름다운 승부가 아니다. 1등이 모든 걸 갖고 나머지는 도태된다. 10여년 전 스마트폰으로의 대전환 시기에 카카오톡이 밟고 오른 수많은 메신저들이 지금 어떤 꼴이 됐는지 카카오 구성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지금은 AI 대전환 시기다. 노사가 드잡이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4950만명의 국민들이 엑소더스하는 고통을 막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가 대표 IT 기업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계속 갖고 일하기 위해 대립을 멈추고 노사가 함께 뛰어야 한다. 국내외 경쟁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전력을 다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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