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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펜타닐 조직 일본 거점 암호자산 사기 자금세탁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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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당국이 추적해온 중국계 펜타닐 밀수 조직이 국제적으로 신뢰도 높은 일본의 '.jp' 도메인과 현지 법인을 발판 삼아 암호자산 사기와 자금세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본이 마약 원료의 중계지뿐 아니라 범죄 수익을 숨기는 금융 우회로로도 악용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2일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중국 화학 기업 '후베이 아마벨 바이오테크'가 일본 내 거점을 통해 대규모 암호자산 사기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펜타닐 전구체를 불법 수출한 혐의로 미국 당국의 수사를 받아온 기업이다. 회사 간부 2명은 지난해 미국에서 펜타닐 전구체 수입과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닛케이에 따르면 아마벨은 일본 나고야에 'FIRSKY'라는 법인을 두고 있었다. 이곳은 단순한 현지 사무소가 아니었다. 조직 내에서 '일본의 보스'로 불린 인물이 물품 집배송과 자금 관리를 지시한 거점으로 파악됐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지난 5월 일본이 펜타닐 불법 수출의 중계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법인이 물류 거점으로 쓰였다는 의혹에 이어 암호자산 사기와 자금세탁 정황까지 드러났다.

일본 거점 의혹은 암호자산 거래 추적으로 이어졌다. 닛케이가 재판 증거와 블록체인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아마벨은 중국계 사기 조직과 빈번하게 자금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는 이 거래 관계와 인적 연결 등을 근거로, 아마벨이 해당 조직과 함께 기존 결제 서비스를 가장한 사기 토큰 'zksync.jp' 유포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토큰을 정상 서비스로 착각해 열어본 이용자들이 자금을 빼앗겼고, 피해 규모는 일본을 포함해 수억 엔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사기 토큰은 일본을 뜻하는 '.jp' 도메인을 사용했다. .jp 도메인은 원칙적으로 일본 내 주소가 있는 기업이나 개인만 등록할 수 있어 국제적으로 신뢰도가 높다. 닛케이는 이 도메인 발행 시기가 아마벨의 일본 활동 시기와 겹친다고 전했다.

미국 제재 대상과의 거래 정황도 확인됐다. 닛케이는 아마벨이 중국 불법 화학품 조직 '우한 위안청 그룹' 등을 중심으로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과 120건 이상 암호자산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우한 위안청 그룹의 중국인 최고경영자는 미국 당국이 '마약왕'으로 지목해 500만 달러(약 77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행방을 쫓는 인물이다. 신문은 여러 지갑을 거쳐 자금 출처를 흐리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봤다.

펜타닐은 의료용 진통제로도 쓰이지만, 불법 유통품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중국계 화학 기업과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공급망의 핵심으로 지목되면서 미국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까지 5년간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중국발 의심 금융거래는 3120억 달러에 달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 5월 DEA와 마약 단속 협력 각서를 체결했다.

닛케이는 단속망이 촘촘해지고 있지만 마약 자금 대응에서는 각국이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미 분석업체 TRM랩스의 한 전문가는 무역과 국제 자금 이동이 활발하고 금융 시스템이 개방적인 일본이 '불법 수익을 합법으로 보이게 하는 매력적인 경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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