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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패한 홍명보 감독…'다시 보는 그때 국가대표 감독 후보들' (현재 반전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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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하며 조 3위로 밀려났다.

32강 진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축구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2년 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으로 향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 체제가 월드컵 무대에서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받는 가운데, 당시 함께 최종 후보군에 올랐던 이들의 이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중심에 섰던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를 둘러싼 논란까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202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수많은 후보가 검토됐고 외국인 지도자 영입 가능성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논의됐다.
당시 전력강화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인물은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헤수스 카사스, 제시 마치, 그레이엄 아놀드, 졸트 뢰브 등이었다.

특히 제시 마치와 헤수스 카사스는 협회 내부에서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다비드 바그너와 거스 포옛은 최종 검토 단계까지 올라간 인물들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중 몇몇은 PPT까지 준비해 열정적으로 한국 대표팀을 위한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된 것은 평가 방식이었다. 당시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최종 비교 대상은 홍명보,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이었다.

하지만 세부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고 장단점을 서술한 간략한 평가 자료만 공개됐다. 홍명보는 대표팀 경험과 국내 축구 이해도가 강점으로 정리된 반면, 외국인 후보들은 한국 축구 적응 가능성이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우려가 함께 언급됐다. 이 때문에 당시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결론이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적지 않았다.

가장 많은 아쉬움을 남긴 이름은 역시 제시 마치다. 당시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그는 캐나다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번 월드컵에서 조 2위로 32강을 확정 지으며 캐나다 첫 토너먼트 진출을 이끌었다.
헤수스 카사스 역시 흥미로운 사례다. 당시 그는 이라크 대표팀 감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한국 대표팀 후보로도 진지하게 검토됐다. 결국 한국행은 무산됐지만 그는 이후에도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싱가포르의 강호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레이엄 아놀드는 카사스가 떠난 뒤 이라크 대표팀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과거 호주 대표팀을 월드컵으로 이끌었던 경험 덕분에 중동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현재도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당시 최종 경쟁자로 꼽혔던 다비드 바그너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한국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될 당시만 해도 현장 지휘 능력이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감독보다 육성과 행정 분야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현재 RB 라이프치히에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레드불 그룹의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거스 포옛은 한국 팬들에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익숙해졌다. 국가대표 감독 후보에서 탈락한 뒤 그는 K리그 전북 현대 감독으로 부임해 압도적으로 리그와 컵대회를 우승했다.

이후 그는 '억지 인종차별' 논란으로 K리그를 떠나 중동 무대로 향했지만 현재는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상태다.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졸트 뢰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서 유럽 정상급 수석코치로 명성을 쌓은 그는 당시 후보군 가운데 가장 신선한 선택지로 평가받았다.

이후 그는 RB 라이프치히 임시감독을 경험했고 현재도 레드불 축구 조직 내 핵심 인사로 활동하고 있다. 감독 경력은 짧지만 유럽 축구계에서의 평판은 여전히 높다.

현재의 결과만 놓고 보면 당시 후보군의 수준은 결코 낮지 않았다. 단순히 외국인 감독이라는 범주로 묶기에는 각자의 커리어가 상당히 무게감 있는 인물들이었다.

당시 논란의 핵심은 후보들의 면면보다도 선임 과정 자체에 있었다.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던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최종 후보군을 추린 뒤 돌연 사퇴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사실상 감독 선임 절차를 넘겼고, 이임생 이사가 직접 홍명보 감독을 만나 설득하는 방식으로 선임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의 권한이 어디까지였는지, 이임생 이사에게 전권이 위임된 절차가 정당했는지 등을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와 현안 질의에서도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다뤄졌고, 여야 의원들은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적법성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정해성 위원장을 둘러싼 의문도 적지 않았다. 그는 최종 후보군을 압축한 뒤 홍명보,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을 협회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사퇴하면서 직접 선임 과정을 마무리하지 않았다.

때문에 '왜 전력강화위원장이 중도에 물러났는가', '최종 결정 과정에서 전강위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됐는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당시 축구팬들이 분노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홍명보 감독 개인에 대한 찬반을 떠나, 협회가 수개월 동안 외국인 후보들을 검토해 놓고 마지막 순간 절차를 급격하게 변경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여러 후보가 거론됐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정 과정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고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의문점만 늘어났다. 그래서 지금도 대표팀 성적이 흔들릴 때마다 팬들은 감독 개인뿐 아니라 당시 의사결정 과정 전체를 다시 꺼내 들고 있다.

단순히 누가 더 좋은 감독이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축구가 해외의 검증된 시스템과 지도 철학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국내 축구를 잘 이해하는 지도자에게 방향타를 맡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었다.

남아공전 패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다시 제시 마치, 헤수스 카사스, 다비드 바그너의 이름이 소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과론일 수는 있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조 3위로 밀려난 지금, 2024년 여름의 그 선택은 다시 한번 평가대 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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