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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나왔는데…"기름 가져가라" 독촉에 韓선박 호르무즈 재진입 고심
아주경제
23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HMM의 중량화물선 '나래호'가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으로부터 통항 허가를 받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을 포함해 이날 총 5척의 한국 선박이 해협을 벗어났다.
변압기와 플랜트 구축에 필요한 첨단자재 운송 선박 나래호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약 4개월간 발이 묶였다.
전날에는 HMM 소속 대형 컨테이너선 '다온호'와 초대형유조선(VLCC) '유니버설 글로리호'를 포함해 총 4척의 한국 선박이 PGSA 통항 허가를 받고 해협을 벗어났다.
다온호는 오만 소하르항에 입항해 화물을 선적·양하한 후 동아시아 지역 여러 항구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있는 글로리호는 다음달 중순 여수항으로 들어와 GS칼텍스에 원유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적 선박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두바이항에서 수리 중인 나무호를 제외한 해협 내 13척의 한국 선박을 이번주 중 모두 꺼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반면 해운업계에서는 한국 국적 VLCC와 유조선, 화학선 등이 해협 내로 재진입할 가능성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이 전후 유전 복구에 속도를 내면서 원유와 석유제품을 빠르게 해협 밖으로 실어 나를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협 밖 오만만에는 수십 척의 VLCC와 유조선이 PGSA의 통항 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데, 여기에 한국 국적의 배가 적어도 5척 이상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양수산부는 종전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데다 전쟁 중 살포된 기뢰 제거 등 안전 문제가 산적한 만큼 국적 선박의 해협 재진입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다만 한국도 유가 정상화를 위해 해협 내 원유과 석유제품 수송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조만간 해수부·외교부·산업부 등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국적 선박의 재진입 시점을 결정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PGSA 통항 절차 등 때문에 나오는 것은 물론 다시 진입하는 데도 병목이 발생하는 중"이라며 "향후 3개월 정도는 해협 입구에서 대기하던 선박이 정부 승인을 받고 진입하거나 사우디 얀부, UAE 푸자이라 등 대체 항구로 향하는 모습이 빈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