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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 직원 600명, 스톡옵션 인당 95억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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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불러온 반도체 호황을 타고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 직원 약 600명이 1인당 100억원에 육박하는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이 아닌 부장·과장급 일반 직원에게까지 대규모 스톡옵션을 나눠준 결정이 막대한 자산 증식으로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 일반 직원 약 600명은 자사 주식으로 1인당 10억엔(약 95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받은 주식은 700만주다. 연중 최고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가치가 약 7900억엔(약 7조5000억원)에 이른다. 행사가격을 제외한 순수 평가이익만 약 7780억엔(약 7조4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아직 현금화하지 않은 평가 자산이지만 직원 600명이 각자 10억엔 넘는 자산을 쥐게 된 셈이다.

키옥시아의 전신은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 부진과 회계 문제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2017년 메모리 사업을 분사했고, 2018년 미국 투자회사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컨소시엄이 약 2조엔(약 19조원)에 인수했다. 회사 이름이 도시바메모리에서 키옥시아로 바뀐 것은 2019년이다. 주력 제품은 낸드(NAND)플래시메모리로, AI용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베인캐피털은 인수 후 통상 임원에게만 주어지던 스톡옵션을 부장·과장급 현장 관리자와 핵심 직원에게까지 폭넓게 나눠줬다. 일반 직원에게 이 정도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일본 기업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당시부터 업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닛케이는 베인캐피털이 미국 본사의 반대에도 일본 투자팀 의견을 받아들여 부여 대상을 일반 직원까지 넓혔다고 전했다. 실무를 책임지는 부장·과장급의 역할이 큰 일본 기업 문화를 고려해, 기업가치 상승의 과실을 직원과 나누는 것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상장 당시만 해도 전망은 밝지 않았다. 키옥시아는 2024년 12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공모가가 주당 1455엔(약 1만3866원)에 그쳤고 첫 거래일 시초가는 이를 밑도는 1440엔이었다. 상장 직전 2년 연속 적자를 낸 탓에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1667~2600엔 수준으로, 상장 시점만 해도 권리를 행사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AI 투자 확대였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주가는 지난 22일 연중 최고가인 11만2700엔(약 107만원)까지 올랐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64배 가까이 뛴 것이다. 주식을 받은 직원 1인당 세전 기준 약 10억엔(약 95억원)의 평가이익을 올린 셈이다.

실적도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키옥시아는 2년 연속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5배 뛴 8690억엔(약 8조2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급팽창했다. 키옥시아는 지난 12일 전날보다 5760엔 오른 8만1200엔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44조3627억엔(약 422조원)으로 오랫동안 일본 증시 시총 1위를 지켜온 도요타자동차를 처음으로 제쳤다. 상장 1년 반 만에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이다. 29일에는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18% 내린 8만6480엔(약 82만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47조3400억엔(약 451조원)을 기록했다. 키옥시아는 2027회계연도부터 주주 배당을 시작하고 앞으로 3년간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는 한편 여러 거래처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사실도 공개했다.

이번 일을 두고 일본에서는 '10억 부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통상 주식 투자로 1억엔을 모은 사람을 '오쿠리비토(億り人)'라 부르는데, 키옥시아에서는 그 10배 규모의 자산가가 한꺼번에 600명 나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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