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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보조금 확정 후 가격 인상, 최대 1000만원 올라
EV라운지
이번 인상을 두고 ‘국내 산업 기여도’를 중심으로 개편된 정부 보조금 제도가 첫날부터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생산·고용 기반이 없는 테슬라에 기준까지 완화해 자격을 줬더니 곧바로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가격 인상으로 화답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사회공헌·서비스 인프라 확대 측면에서 논란이 이어져 온 테슬라가 보조금이라는 국민세금 지원이 확정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가격을 올려 결국 수익성 챙기기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보조금 확정 직후 가격 조정…올해만 최대 1000만원 상승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국내 전기차 국고 보조금 확정 이후 주요 모델의 판매 가격을 조정했다. 일부 모델은 하루 사이 최대 700만 원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모델3 퍼포먼스 AWD는 출시 당시 5999만 원에서 두 차례 가격 조정을 거쳐 6999만 원으로 올라 총 1000만 원 상승했다.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역시 누적 기준 700만 원 가격이 올랐다.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모델Y도 일부 트림 가격이 상승했다. 모델Y 프리미엄 RWD는 4999만 원으로 가격을 유지했지만,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와 L AWD 등 상위 트림은 각각 700만 원, 800만 원 인상됐다.
판매 확대 속 커지는 투자·서비스 인프라 논란
업계에서는 모델Y를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존재감을 확보한 테슬라가 최근 가격 정책을 통해 수익성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소비자 부담 확대다. 차량 가격 상승 영향으로 일부 모델의 국고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구매 비용은 더욱 커졌다. 가격 인상 전 최대 420만 원 수준이던 보조금이 210만 원 수준으로 감소한 사례도 발생했다.
이번 가격 인상 논란은 국내 시장에서 얻은 성장 규모에 걸맞은 현지 투자 여부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판매량을 확대해 왔다. 다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 성장에 비해 서비스 인프라 확대와 사회공헌 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조 3065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3조 원 시대를 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1.1% 늘어난 495억원, 당기순이익은 85.6% 증가한 40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성장은 국내 판매 확대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1.5% 증가한 5만 9949대를 판매했다.
올해는 수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올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5.3% 증가한 4만 5027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국내 사회공헌 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코리아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20년 회계연도부터 지난해까지 재무제표상 기부금 항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른 수입차 판매법인들이 매년 기부 활동을 통해 사업 수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재무 투명성 측면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테슬라코리아는 외부감사를 받은 2020년 회계연도부터 지난해 회계연도까지 6년 연속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한정 의견은 재무제표 일부 항목에 대해 회계 기준 적용이나 자료 확인 과정에서 제한이 있었다는 의미다.
서비스 분야 역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테슬라 차량 등록 대수가 빠르게 증가한 반면 공식 서비스 거점 확대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증가에 비해 정비 네트워크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을 경우 수리 대기 기간 증가 등 고객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성장만큼 책임 있는 투자 필요”…전기차 생태계 논쟁으로 확대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이 특정 국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판매뿐 아니라 소비자 보호와 산업 생태계 기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보조금 역시 전기차 보급 확대와 친환경 전환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마련되는 만큼, 보조금 효과가 소비자 혜택 확대와 국내 산업 기반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은 중요한 요소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이후에는 고객 서비스와 인프라 투자도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며 “판매 이후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능력이 브랜드 신뢰도를 좌우하는 만큼 국내에서 얻는 성과에 걸맞은 수준의 현지 투자와 책임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테슬라의 가격 기습 인상에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가격 올린 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빼야 한다”, “국민 세금을 걷어 미국 기업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소비자는 보조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면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고시를 고쳐 테슬라와 같은 사례의 경우 ‘보조금 지급에서 제외한다’로 제도 보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