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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절반도 못 탔다”… 새 출입국 시스템에 유럽 공항 ‘대혼란’
조선비즈
1일(현지 시각) 유럽공항협회(ACI EUROPE)와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 라이언에어 등이 소속된 항공사 연합체 에어라인스 포 유럽(A4E),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여름 휴가철 동안 EU 출입국 시스템(EES)에 따른 심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현재 EES 시행 방식은 심각한 운영상 문제를 초래해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국경 당국과 공항, 항공사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기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 여행 기간 동안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4월부터 전면 시행된 EES는 유럽을 단기 방문하는 비(非)EU 국적자를 대상으로 최초 입국 시 여권정보 및 얼굴 사진·지문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하고 출국 때 재확인하는 전자 출입국 관리 시스템으로, 한국도 적용 대상이다. 과거에는 출입국 심사관이 여권을 확인하고 입국 도장을 찍었지만, 현재는 EES 등록을 위한 디지털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제는 현장의 처리 능력이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EES 도입 이후 출입국 심사가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터미널 건물 밖이나 계류장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세 단체는 성수기 국경 심사 대기 시간이 최대 5시간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국경 심사 지연은 항공기 운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단체들은 서한에서 “탑승구 마감 시간이 됐는데도 승객들이 국경 심사 대기줄에 묶여 있어 항공기 좌석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출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ACI 대변인은 일부 항공편은 출발이 지연됐고, 일부는 승객 일부를 공항에 남겨둔 채 이륙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 단체는 7~8월 유럽 공항 이용객이 직전 두 달보다 약 400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EU 집행위원회가 공항들이 EES 심사를 탄력적으로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으면 “이미 승객들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일부 국가와 공항은 여름철 혼란을 줄이기 위해 EES 적용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는 영국 여행객에 대한 생체정보 확인 절차를 9월까지 중단했고, 프랑스 경찰도 지난 5월 도버항에서 추가 출입국 심사를 일시 중단했다. 지난주에는 로마 공항 운영 책임자가 여름철 대혼란을 피하기 위해 비EU 시민에 대한 EES 적용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전달된 이번 서한은 EES를 둘러싼 업계의 가장 강도 높은 경고”라고 평가했다. 서한이 공개된 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FT에 수일 내 업계 대표들과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