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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135억 쪼개기 공시, 문체부 감사 추진
아주경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대한축구협회에 투입되는 공공 재원의 적정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이후 정부 지원 규모는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올해도 국민체육진흥기금 등을 통해 130억원이 넘는 공공 재원이 협회에 투입된다. 적지 않은 공공 재원이 지원되는 만큼 국민이 지원 규모와 집행 내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2026년 예산안에 따르면 협회 일반회계 세입은 총 1316억50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국민체육진흥기금 81억5000만원과 국고보조금 약 3000만원 등 정부 재원은 약 82억원이다. 스포츠토토 수익금에서 배분되는 체육진흥투표권 주최단체지원금 53억6000만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협회에 투입되는 정부·공공재원은 총 135억4000만원으로, 전체 세입의 10.3%를 차지한다.
문제는 협회의 공시만으로는 실제 공공지원 규모를 국민이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협회가 공개한 지난해 예산 집행 실적에는 국고보조금이 1억5800만원으로 기재돼 있지만, 문체부가 지원한 국민체육진흥기금 81억원과 복권기금(복표수익) 62억원은 별도 항목으로 분류돼 있다. 항목의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정부가 관리·지원하는 재원이다. 그러나 여러 항목으로 분산 공시되면서 실제 정부 지원 규모가 축소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이 협회의 정부 의존도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협회가 체육진흥기금과 복표수익 두 항목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해 공시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자체나 다른 부처와의 협업 사업에서 받은 예산을 구분하는 것 같으나, 어떤 해에는 '국고 보조금', 어떤 해에는 '보조금'으로 표기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관련한 특별감사를 준비 중이다. 현재 감사실이 감사 범위와 추진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착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정리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대한축구협회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체부는 앞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 논란을 계기로 실시한 감사와 관련, 대한축구협회가 제기한 감사 불복 소송 1심에서 법원이 문체부의 감사 권한과 절차의 적법성을 인정한 만큼 이번 특별감사 추진에도 법적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조직과 인사의 실패"로 규정하며 협회 개혁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월드컵 출전에도 많은 국민 혈세와 국가적 지원 역량이 투입된다"며 정확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아울러 협회장 선출 방식을 소수 간접 선거제가 아닌, 관련 체육인 모두에 의한 직선제로 전환하고 협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감시·견제 장치 마련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