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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연장 끝 카보베르데 3-2 제압 16강행
위키트리
인구가 50만에 불과한 대서양 섬나라가 세계 최강 팀을 상대로 연장 종료 직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첫 출전국 카보베르데의 거센 도전을 연장 접전 끝에 간신히 뿌리치고서야 16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아르헨티나는 3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든스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카보베르데를 3-2로 꺾었다. 정규 시간에 1-1로 맞선 뒤 연장에서만 세 골이 오간 혈전이었다. 대다수 예상은 우승 후보의 낙승이었으나 경기는 월드컵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흘렀다.
세계랭킹 1위이자 전 대회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64위의 카보베르데는 경기 내내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 두 차례 우승국 우루과이와 2-2,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기며 3무 무패로 32강에 오른 팀이었다. '푸른 상어(Tubarões Azuis)'라는 별명대로 강호들을 잇달아 물고 늘어진 이변의 팀은 이날도 우승 후보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앞서갔지만 카보베르데는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14분 데로이 두아르테가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의 좁은 각도에서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꿰뚫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들어 오히려 경기 주도권을 쥔 쪽은 카보베르데였고,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점차 쫓기는 흐름이 이어졌다.
동점 뒤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앞세워 공세를 퍼부었지만,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보지냐는 후반 메시와 골키퍼가 1대1로 맞선 결정적 장면을 몸으로 막아냈고, 메시가 기습적으로 시도한 프리킥까지 연이어 걷어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수비 발에 굴절된 메시의 프리킥마저 손으로 쳐내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보지냐는 이날에만 여덟 차례 선방을 기록했다. 본명이 조시마르 조제 에보라 디아스인 그는 최근까지 포르투갈 2부 리그 샤베스에서 뛰던 무명에 가까운 40세 노장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단숨에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연장 전반 13분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왼쪽 풀백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드리블에 이어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아르헨티나 골문 왼쪽 상단 구석에 완벽하게 꽂혔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손이 닿지 않는 궤적이었다. 월드컵 역사에 남을 만한 골에 카브랄 본인도 믿기지 않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고, 경기장은 술렁였다.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연장 후반 5분 메시가 다시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문전에서 머리로 이어냈고, 이 공이 카보베르데 수비수 디네이 보르지스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현장에서는 로메로의 득점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카보베르데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3-2, 결승골이었다.
카보베르데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후반 10분 카브랄의 강력한 프리킥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막아냈고, 이어진 코너킥에서 문전으로 절묘하게 떨어진 공을 향해 공격수 질송 벤시몽이 발을 뻗었으나 수 cm 차이로 닿지 못했다.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이 공을 가까스로 걷어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끝까지 이어진 카보베르데의 공세를 아르헨티나 수비가 몸을 던져 막아내면서 승부는 3-2로 마무리됐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로서는 안도의 승리였고, 카보베르데로서는 뛰어난 경기력에도 첫 승 없이 대회를 마감하게 된 아쉬운 결말이었다.
이번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두 대회 연속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아르헨티나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60여 년 전 브라질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하는 나라가 된다. 다만 이날 경기력이 우승 후보의 위용과는 거리가 있었던 데다 조직적으로 맞선 약체에 고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은 다음 라운드를 앞둔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