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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별빛 머금은 와인 시데랄, 조화로운 풍미로 주류대상 수상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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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칠레인들에게 밤하늘의 별은 생존을 위한 이정표이자 신성한 영혼의 귀착지였다. 원주민들은 태양과 달, 별, 은하수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이해했다. 천체의 변화는 농사와 가축의 이동, 공동체의 의례를 결정하는 기준이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설명하는 세계관의 일부였다. 밝은 별뿐 아니라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검은 성운의 윤곽에도 동물과 자연의 모습을 투영했다. 밤하늘이 시간을 표시하는 달력이면서 대자연의 질서를 읽는 하나의 언어였던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오늘날 칠레에서 별은 세계적인 과학 자산으로도 발전했다. 북부 아타카마 사막은 해발고도가 높고 대기가 극도로 건조한 데다 연간 300일 이상 구름이 거의 없는 맑은 밤이 이어진다. 인구 밀도가 낮아 인공조명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는 점도 천문 관측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칠레 북부에는 세계를 대표하는 대형 천문대와 관측 시설이 집중돼 있다. 칠레의 밤하늘이 인류가 우주를 들여다보는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이유다. 최근에는 우주의 신비를 직접 목격하려는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이 칠레를 찾으면서 별 관측이 핵심 관광 산업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별이 선명하게 보이는 맑고 건조한 환경은 와인메이커에게 축복받은 자연환경이기도 하다. 포도가 건강하게 자라는 자연조건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안데스산맥이 구름을 막아서고 서풍이 공기를 씻어내는 청정 기후는 포도나무에 풍부한 일조량을 제공한다. 서늘한 기온은 포도를 낙과 없이 천천히 완숙시켜, 풍부한 당도와 높은 산도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다.

이에 칠레의 별과 밤하늘은 와인 생산자들에게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소재가 됐다. 칠레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비냐 산 페드로(Viña San Pedro)의 시데랄(Sideral)은 라틴어로 ‘별자리’라는 뜻이다. 저마다 다른 빛을 내는 별들이 모여 하나의 별자리를 이루듯 여러 포도 품종이 조화를 이뤄 한 병의 와인을 완성한다는 철학을 담았다.

비냐 산 페드로는 1865년 코레아 알바노(Correa Albano) 형제가 설립했다. 현재는 콘차이토로와 함께 칠레를 대표하는 ‘VSPT 와인 그룹’에 속해있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

산 페드로의 최고급 프리미엄 와인은 대부분 안데스산맥 기슭에 있는 카차포알 안데스(Cachapoal Andes) 지역에서 생산된다. 안데스산맥에서 오랜 세월을 거쳐 흘러내린 붕적토와 강이 운반한 충적토, 화산암이 다양한 비율로 뒤섞인 거친 토양으로 구성돼 있다.

그만큼 양조 과정도 섬세하게 진행된다. 포도는 손으로 수확해 10㎏들이 상자에 담는다. 무게가 큰 용기를 사용하면 아래쪽 포도가 눌려 터질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상자를 이용해 포도알의 손상을 줄인다. 포도는 포도밭에서 수확할 때 한 번, 양조장 선별대에서 한 번, 줄기를 제거한 뒤 다시 한번 등 총 세 차례 선별한다.

수확한 포도는 양조 과정 전반에서 드라이아이스로 보호해 산화를 억제한다. 포도를 펌프로 강하게 이동시키지 않고 중력을 이용해 발효조를 채우는 방식도 적용한다. 불필요한 물리적 충격을 줄여 포도 본연의 향과 맛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발효에 앞서 포도는 8도에서 3~5일 동안 저온 침용한다. 이후 선별한 효모를 넣어 24~26도에서 10~12일 동안 알코올 발효를 진행한다. 와인의 55%는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6개월간 숙성하며 나머지 45%는 다양한 크기의 암포라에서 숙성한다.

시데랄의 품종 구성은 수확 연도의 기후와 포도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2022 빈티지는 카베르네 소비뇽 71%, 시라 21%, 프티 베르도 5%, 카르메네르 2%, 카베르네 프랑 1%로 구성됐다.

잔에 따르면 짙은 루비색을 띤다. 향에서는 잘 익은 체리와 블랙커런트 등 붉고 검은 과실이 선명하게 나타나며 가벼운 삼나무 향이 뒤따른다. 입안에서는 과즙이 풍부한 과실감과 좋은 산도가 어우러지고, 뚜렷하면서도 둥글게 다듬어진 타닌이 와인의 구조를 잡는다.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은 시데랄 2022빈티지에 93점, 2018 빈티지에 95점을 부여했다.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는 신대륙 레드와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 국내 수입사는 금양인터내셔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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