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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예탁금 3천만원 상향, 상장 중단
아주경제
금융위원회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한편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고 대용증권 인정도 폐지하기로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정부가 지난 3월 18일 발표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당시 금융위는 해외에서는 거래되지만 국내에서는 금지된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과 파생형·액티브 상품 등을 도입해 '서학개미'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하고 국내외 자금이 국내 자본시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시장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레버리지 상품은 각각 지난해 5월과 10월 홍콩 증시에 먼저 상장됐다. 변제호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약한 해외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상황이었다"며 "해외와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국내 투자 자금 이탈을 막는 한편 국내 투자자가 보호 장치 안에서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정책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당국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5월 27일 4조4000억원 규모로 출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한때 15조원까지 불어나며 과열 논란을 낳았고, 거래대금은 지난 15일 기준 전체 ETF 시장의 약 38.2%에 달하는 13조원을 기록했다. 금융위도 "이 정도 수요를 예상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자금 쏠림이 대책 마련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음을 인정했다.
이번 보완책이 발표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진입문턱을 훌쩍 높이게 됐다. 가장 강도 높은 조치는 신규 상품 상장의 잠정 중단이다. 현재 거래 중인 16개 ETF와 2개 ETN 외에는 인버스와 커버드콜을 포함한 신규 상품 출시를 시장 안정 시까지 허용하지 않는다.
투자 수요를 직접 억제하는 핵심 수단은 기본예탁금 강화다. 오는 8월 5일경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매수하려면 기존 1000만원 대신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갖춰야 한다. 특히 8월 19일경부터는 주식·채권·ETF 등 대용증권을 인정하지 않고 전액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한다. 기존 투자자의 추가 매수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증권사가 거래경험에 따라 예탁금을 낮춰주던 제도도 폐지된다.
변 국장은 "현금만 요구하는 부분이 투자자들이 체감할 가장 큰 제약일 것"이라며 "현재보다 수요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해 상품 시가총액 규모도 4~5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화된 예탁금 기준은 국내 상장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CSOP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등 해외 상장된 국내주식 단일종목 레버리지, 디렉시온 테슬라 2배 레버리지 등 해외 상장된 해외주식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국내 상품만 규제를 강화할 경우 투자자들이 해외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다.
투자 접근성도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11월부터는 최소 매매수량이 기존 1좌에서 20좌로 확대된다. 현재 2만원 안팎이면 매수할 수 있었던 상품을 약 40만원 단위로 거래하도록 해 신중한 투자 결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현물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과도한 단기매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투자자 교육도 한층 강화된다. 이달 말부터는 교육 과정에서 각 챕터별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해당 내용을 다시 학습해야 하며, 8월부터는 심화교육 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어난다. 상품 출시 이후 나타난 괴리율 확대 사례 등 실제 사례도 교육 과정에 반영해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한다.
시장 운영 과정에서 제기된 괴리율 문제도 손질한다. 8월부터 유동성공급자(LP)의 종가 괴리율 관리 기준을 기존 3%에서 2%로 강화하고, 고의·중과실 위반 시 신규 LP 업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운용사가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신규 ETF 상장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해 이상 징후에 더 신속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으로 정책 방향이 '시장 접근성 확대'에서 '투자자 보호 강화'로 빠르게 선회하면서 정책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번 보완책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시장 효율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진입요건 추가 강화나 정기 재교육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자체가 정책 실패라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변 국장은 "최근 시장 변동성을 단일종목 레버리지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 변화와 국내 시장의 반도체 집중도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