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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모니터 맥아피 광고 자동설치, 윈도우11 시스템 허점
위키트리
LG 모니터를 윈도우11 PC에 연결하면 사용자 동의 없이 앱이 설치되고 맥아피(McAfee) 광고까지 노출되는 사실이 드러났다. 게이머스 넥서스(Gamers Nexus)의 조사에서 이 문제가 처음 확인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LG에 연락한 뒤 광고는 중단됐지만, 이런 자동설치를 가능하게 한 윈도우11의 “하드웨어 지원 앱(Hardware Support Apps)” 기능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조사 앱을 윈도우 업데이트로 몰래 설치하는 관행 전반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새로 윈도우11을 설치한 뒤 신제품 LG 울트라기어(UltraGear) 모니터를 연결했더니 화면 우측 하단에 맥아피 체험판 광고가 반복해서 나타났다는 사례가 보고됐다. 사용자는 맥아피를 설치한 적도, 어떤 것에도 동의한 적도 없었다. 게이머스 넥서스가 테스트한 결과 시스템을 32번 부팅하는 동안 31번이나 맥아피 홍보 문구가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앱은 “LG 모니터 앱 인스톨러(LG Monitor App Installer)”라는 이름으로, PC가 해당 모니터를 인식하는 순간 윈도우 업데이트를 통해 조용히 설치됐다. 별도의 설치 창이나 동의 절차는 없었다. 레딧 커뮤니티 r/pcmasterrace 이용자들은 시작 앱(Startup apps) 목록을 뒤져보다가 이 앱의 존재를 뒤늦게 발견했다고 한다. 한 이용자는 트위터(엑스)에 “LG 모니터는 절대 사지 마세요. 자기네 앱과 맥아피 팝업 광고를 뿌리는 앱이 자동으로 설치됐어요. 이게 합법일 리 없어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하드웨어 지원 앱” 시스템이 있다. 이 기능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소프트웨어를 기기 메타데이터에 연결해, 호환되는 하드웨어를 연결하면 관련 앱을 윈도우가 자동으로 설치하도록 설계됐다. 별도의 설치 알림이나 동의 창이 뜨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 문제다. 마이크로소프트 자체 개발자 문서조차 사용자가 “이 경험을 혼란스럽고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LG 모니터 앱 인스톨러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LG전자(LG Electronics)의 공식 제품으로 등록돼 있다. 이 앱은 “모든 시스템 리소스 사용”과 “인터넷 연결 접근” 권한을 요구하는데, 단순히 디스플레이 설정을 관리하는 용도라기엔 과도한 권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G가 연결해 둔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는 기기 정보, 인터넷 활동, 위치 정보 수집까지 포함돼 있다. 사용자가 선택하지 않은 앱이 이런 범위의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이번 문제가 LG 한 회사만의 일탈은 아니다. 델(Dell)과 에이리언웨어(Alienware) 모니터에서도 유사한 자동설치 행태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LG의 경우처럼 맥아피 광고까지 얹은 사례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다. 뉴스브레이크(NewsBreak)가 인용한 한 PC 기술자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두고 “기본 디스플레이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잠재적 유해 프로그램(PUP)으로 분류했다.
2000년대 중반 델 PC에 노턴(Norton) 체험판이 기본 탑재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번엔 판매 시점이 아니라 판매 이후, 모니터를 연결하는 순간 윈도우 업데이트를 통해 광고성 소프트웨어가 유입된다는 점이 다르다.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것만으로 소프트웨어 공급망의 문이 열리는 구조라는 점에서, 특정 제조사의 문제가 아니라 윈도우 플랫폼 전체의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LG에 직접 연락해 문제를 제기했고, 그 결과 맥아피 광고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광고를 실어 나른 자동설치 통로 자체는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광고만 걷어냈을 뿐, 동의 없이 앱을 설치하는 시스템 구조는 손대지 않았다는 뜻이다.
윈도우센트럴(Windows Central)은 이번 사태를 두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조사들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어떤 회사도 사용자 명시적 허락 없이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니터 작동에 필요한 드라이버처럼 유용한 앱이라도, 사용자가 승인한 뒤에만 설치가 이뤄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건이 하드웨어 연결만으로 소프트웨어가 자동 설치되는 윈도우11의 관행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