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읽음
"지원 없으면 모라토리엄도 불사" … 신용한 충북도지사 '재정파탄 경고'
투어코리아
1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청북도가 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와 대규모 지방채 상환 부담에 직면하면서 민선 9기 도정이 출범과 동시에 재정위기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신용한 충북도지사는 취임 후 첫 공식 브리핑에서 "정부 지원이 없다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국무총리에게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히며 충북도의 심각한 재정 상황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실제 채무불이행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광역자치단체장이 취임 직후 '모라토리엄'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4년 만에 1조원 넘게 늘어난 부채…충북도 재정 '빨간불'

충북도에 따르면 민선 7기 말 3606억원이던 부채는 민선 8기를 거치며 1조3866억원으로 급증했다. 불과 4년 만에 약 1조26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상환 일정이다.

충북지사직 인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방채 원리금 상환 규모는 2026년 1008억원을 시작으로 2027년 1218억원, 2028년 1551억원, 2029년 1496억원, 2030년 1638억원에 달한다.

향후 5년 동안 매년 평균 1475억원 안팎을 원리금 상환에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신 지사는 특히 외부 지방채 4380억원이 연 4%대 금리로 조달돼 국고나 기금 차입보다 이자 부담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발표되는 부채비율만으로는 실제 재정 압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부채비율 산정에는 도청 청사 등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한 공공자산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가용 재원과 상환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 지방채만 문제가 아니다…공공기관 적자까지 '복합 위기'

재정 부담은 지방채 상환에만 그치지 않는다.

청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의 누적 적자, 충북개발공사의 자본 확충 문제, 충무시설 유지관리 비용 등 각종 재정 부담이 동시에 쌓여 있다.

신 지사는 충무시설을 현행 기준에 맞게 신축할 경우 약 450억원, 기존 위치로 복귀하더라도 약 455억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도 연간 5억5000만원의 유지관리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충북도는 부채 상환과 공공기관 지원, 신규 투자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 "허리띠부터 졸라맨다"…3년간 3000억원 구조조정 착수

신 지사는 취임 직후 재정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전 부서 경상경비 5% 절감과 함께 향후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와 보건 분야는 최대한 유지하되 SOC 사업과 리모델링 사업 등은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 예산을 재편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긴축재정만으로는 재정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충북개발공사가 요청한 약 1500억원 규모 자본금 증액 역시 행정안전부의 지방채 관리 기조와 맞물려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본 확충이 지연될 경우 산업단지 조성과 토지보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창업특별도 공약…재정위기 속 첫 번째 시험대

재정 정상화와 동시에 민선 9기의 핵심 공약인 '창업특별도' 추진도 시작해야 한다.

충북도는 앞으로 4년간 약 7000억원을 투입해 창업 생태계 조성과 벤처펀드 확대, 창업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비는 약 1151억원 규모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는 구상이지만, 정부 지원이나 민간 매칭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방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도레이·삼성전기 합작법인 스탠코의 1500억원 투자와 녹십자의 5300억원 투자 계획 등 굵직한 투자 유치 성과도 발표됐지만 실제 투자 집행과 세수 확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간 재정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긴축재정 외치면서 BI 현판 설치…예산 운용 논란도

재정 긴축 기조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충북도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산하기관 8곳에 도지사 친필 BI 현판을 설치하는 데 253만원의 예산을 집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도의회에서도 전임 도정 사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와 보다 엄격한 재정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정부 지원 여부가 민선 9기 성패 가른다

신용한 지사의 '모라토리엄' 언급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을 넘어 충북도 재정 구조가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앞으로 9월 제3회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재정정상화위원회의 구조조정 결과, 정부의 교부세와 국비 지원 규모가 충북도 재정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창업특별도라는 미래 성장 전략이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재정 부담을 더욱 키우는 과제가 될지도 민선 9기 충북도정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