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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돌핀 중국 상륙, 100만명 대피하고 항공기 결항 속출
위키트리
중국 기상 당국에 따르면 돌핀은 지난 9일 오후 5시30분쯤 동부 저장성 위환시 인근에 1차 상륙했다. 이후 웨칭만을 가로질러 약 1시간 뒤인 오후 6시40분쯤 저장성 웨칭시에 2차 상륙했다. 상륙 당시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2m, 시속으로 환산하면 151㎞에 달했다. 가로수와 간판이 쓰러질 수 있는 위력이다.
이 여파로 100만명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태풍 영향권에 든 상하이에서는 1500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고 대중교통 운행도 일시 중단됐다. 상하이 쉬자후이 기상관측소에서 관측된 24시간 누적 강수량은 312.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 탕차오 지역의 누적 강수량도 40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폭우와 강풍의 직격탄을 맞은 상하이는 주요 관광시설 운영을 아예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문을 닫았고 레고랜드 일부 구역과 와이탄 전망대 역시 운영을 멈췄다. 도심 한복판 관광 인프라가 통째로 멈춰섰다. 이는 단순한 교통 차질을 넘어 태풍의 실제 위력을 체감케 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태풍이 할퀴고 간 현장은 SNS를 통해 국내까지 빠르게 퍼졌다. 홍콩 매체 홍콩01이 지난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지 네티즌은 심각한 침수로 마치 수족관처럼 변한 주택가(펜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했다. 저장성 태주시의 한 네티즌은 자신이 거주하는 단지 주변 도로가 완전히 침수된 영상을 촬영해 공개했는데, 지하 공간에서 밖을 내다본 그의 시선은 흡사 수족관 안에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70분 사이 저장성에 두 차례 상륙한 태풍이 주거용 건물 지하 공간을 물로 가득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제를 모은 것은 거센 바람이 만들어낸 기이한 장면들이다. 살아 있는 문어 혹은 낙지로 추정되는 생물이 건물 창문에 그대로 달라붙은 영상, 손질된 연어회가 다른 집 유리창에 붙어 있는 영상이 중국 SNS에 잇따라 게시됐다. 초속 42m에 달하는 강풍이 인근 수산시장이나 어시장, 식당가의 식재료까지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도 해당 영상이 빠르게 옮겨지며 태풍 돌핀의 위력을 체감케 하는 사례로 회자됐다.

다만 SNS에 퍼진 영상 전부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일부 영상은 진위 여부가 불확실해 조작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례적인 폭우 상황을 틈타 허위 인공지능 합성 영상도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관영매체에 따르면 태풍으로 한 여성이 추락했다는 내용의 허위 영상을 배포한 60대 남성 등이 경찰에 구금됐다. 재난 상황에서 자극적인 가짜 영상이 확산되는 부작용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돌핀은 현재 열대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된 상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잔여 기류가 북쪽 찬 공기와 결합해 산둥, 허난, 후베이, 안후이성 등 내륙으로 이동하며 오는 12일까지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비상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돌핀이 상륙 전까지 일반 태풍의 3배에 달하는 6000㎞를 이동했으며, 막대한 비구름을 동반하고 일반 태풍보다 수명이 3배 길었다고 전했다. 세력이 꺾였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세력 약화와 함께 교통·인프라 복구 작업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상하이 인근 닝보 국제공항은 10일 정오부터 운항 재개를 시도했고, 성도 항저우의 지하철 운행도 다시 시작되면서 파손된 시설 정비와 교통망 정상화 수순에 들어섰다.
돌핀의 여파는 중국에만 그치지 않았다. 태풍이 관통한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5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홍콩은 태풍이 몰고 온 더운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36.9도까지 치솟으며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대만에서도 180여편의 항공편이 결항되고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필리핀은 돌핀의 영향으로 자극받은 몬순 폭우로 수도 마닐라 일대가 대거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초 한반도 쪽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거론됐던 돌핀은 결국 중국 저장성 방향으로 경로를 틀며 상륙했다. 다만 세력이 꺾인 잔여 기류가 내륙으로 이동하며 산둥, 허난, 후베이, 안후이성 등지에 12일까지 폭우를 예고하고 있어 중국 내 피해 복구와 추가 강우 대응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