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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 친일 논란, 방송서 재력 과시 발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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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배우 하영(33)이 과거 방송에서 집안 재력을 과시해온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후손 상당수가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맞물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하영은 지난해 5월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해 "본가에 냉장고가 5대나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그는 본가를 찾아 냉장고 5대를 직접 공개했다. 고기·해산물 보관용 빌트인 냉장고, 스프레드·소스·유제품용 냉장고, 장류와 수제 청을 보관하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 용도별로 나뉘어 있었다.

자취 한 달 차라는 하영은 "내가 챙겨와도 아무도 모른다. 절대 모른다. 안 먹어서 맨날 썩는다"며 집에 있던 음식을 주섬주섬 담았다. 이를 지켜본 하영의 모친도 "반찬을 다 가져가라"고 권했다.

같은 방송에서 하영은 스스로를 '의사 집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크게 논란이 되지 않고 넘어갔던 발언들은 최근 하영의 '친일파 후손' 논란이 불거지며 다시 회자하고 있다.

특히 광복절을 앞두고 온라인에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열악한 주방 환경과 결식 위기 속에서 고통받는 영상과 근황이 잇따라 공개되며 분노가 확산 중이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수십 년째 빈곤과 사투를 벌이는 반면, 친일파 후손으로 지목된 이는 "음식이 매일 썩어 나간다"며 부를 과시하는 모습이 강한 대비를 이뤘기 때문이다. 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후손(3대까지)의 75.9%가 비경제활동인구였고, 66%는 신고 소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영이 의료계 집안 이야기를 처음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해 1월, 자신의 이름을 알린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공개를 앞둔 인터뷰에서였다. 당시 그는 증조부에 대해 "한양 안에 첫 양방을 개업하신 의사셨다고 들었다"면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가족사는 최근 신작 홍보 과정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했다. 지난 6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 콘텐츠에서 유병재가 집안의 의사 이력을 묻자, 하영은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부터 의사를 하셨다고 들었다"며 증조부가 한양에서 양의학으로 개업했다는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이 자리에서 친언니가 내과 의사라는 사실도 공개됐다.

다음 날인 7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같은 가족사가 언급됐는데, 이번에는 "증조부께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는 설명까지 더해졌다. '자세히 듣지 못했다'던 증조부의 이야기가 1년여 사이 '4대 의사 집안'을 상징하는 일화로 살이 붙은 셈이다.

하영이 가족사를 거듭 소개하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 행적이 드러났다. 그의 증조부는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을 지낸 안상호로 확인됐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면허를 취득했으며, 1904년 귀국해 순종의 전의(典醫)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의 양의원을 개원한 인물이다. 이왕직은 일제 때 대한제국의 황실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기구다.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완전히(全然) 내지화(內地化)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를 내선일체의 바람직한 표본으로 부각했다.

안상호는 또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에게 습격당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역사학자 고(故) 박영석 전 건국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이완용 연구'에 따르면, 1909년 12월 22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피습된 이완용은 병원으로 옮겨져 안상호, 박종환 등의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 이완용은 이듬해인 1910년 8월 한일병합조약(경술국치) 체결에 앞장섰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엔 친일 논란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가, 하루 만인 11일 이를 번복하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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