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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찬홈 소멸, 낭카 발생, 동해안 비와 내륙 폭염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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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양옆으로 태풍이 자리 잡으며 대기 흐름이 요동치고 있다. 제13호 태풍 '돌핀'은 중국에 상륙해 열대저압부로 잦아들었고, 제15호 태풍 '찬홈'은 일본을 관통한 뒤 동해로 빠져나가는 중이다. 여기에 새로운 태풍 '낭카'까지 발달하면서 8월 중순 한반도 주변 기압계는 당분간 어수선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12일 일본 기상 위성으로 본 한반도 모습 / himawari8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찬홈은 전날인 11일 오후 8시쯤 이바라키현 남부에 상륙했다. 일본 기상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1년 이후 태풍이 도쿄 북동부 이바라키에 상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륙 당시 중심기압은 990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3m 수준이었다. 이바라키현 기타이바라키시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초속 29.3m가 관측됐고,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도 초속 25.8m의 강풍이 불었다.

피해도 잇따랐다. 도쿄 오모테산도에서는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져 통행이 통제됐고, 이바라키·도치기·사이타마 등에서는 약 6630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하네다·나리타공항에서는 항공편 67편이 결항했으며, 신칸센은 대체로 정상 운행했지만 일부 재래선과 특급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조정됐다.

찬홈은 혼슈를 서쪽으로 가로지른 뒤 12일 오전 9시쯤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 이후 하루 안에 독도 인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 '찬홈' 예상 이동 경로 / 기상청

찬홈이 소멸 단계에 접어들었어도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부터다. 북반구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찬홈이 한반도 동쪽에 자리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동풍이 밀려들고 있다. 동해에서 수증기를 머금은 이 바람은 태백산맥에 부딪혀 상승하면서 동해안에 비구름을 만든다. 반면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내려온 공기는 건조하고 뜨거워지는 푄 현상을 일으켜 내륙 기온을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

비는 12일 오전 강원 동해안과 산지에서 시작해 오후에는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로 번졌다.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는 14일 새벽까지, 강원 동해안과 산지는 14일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오후부터 밤 사이에는 경남 해안과 동부 내륙에도 빗방울이 떨어지고, 14일 밤부터는 제주 산지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4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울릉도·독도 30∼80㎜,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 20∼60㎜, 부산·울산·경남 남해안과 경남 동부 내륙 10∼40㎜, 제주 산지 5㎜ 안팎이다.

바다도 잠잠하지 않다. 돌핀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 영향으로 서해 남부와 제주, 남해 먼바다에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일고, 찬홈의 영향권인 동해상에서도 풍랑이 거세질 전망이다. 마침 달의 인력이 커지는 대조기와 겹쳐 밀물 때 해수면이 평소보다 높아질 수 있어 해안 저지대 침수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전남과 경남 남해안, 제주와 동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강하게 밀려올 가능성이 있어 방파제나 갯바위 접근은 삼가야 한다.
한반도 주변에 위치한 태풍들 / 기상청

이런 가운데 남부 지방은 정반대 고민을 안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 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경기와 호남, 영남 등 50개 시·군이 기상 가뭄을 겪고 있다. 장마철 강수량 부족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가뭄이 심해진 데다, 다음 달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가뭄이 한 달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숨통을 틔울 비 소식은 이번 주 후반 동해안을 시작으로, 주말 이후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중기예보에서는 일요일 남부 지방에, 다음 주 월요일에는 전국에 비가 예보돼 있다. 다만 서쪽 내륙으로는 돌핀이 남긴 비구름이 유입되면서 일요일 이후 다소 굵고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12일 낮 최고기온은 25∼33도로 예년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부산 25.1도, 인천 24.7도, 대구 24.5도, 서울 23.9도, 울산 23.7도, 대전과 광주는 23.4도로 대부분 도시가 25도를 밑돌았다. 앞서 10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24.8도까지 떨어지며 이틀 연속 열대야에서 벗어났고, 강원 대관령은 17.6도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나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다만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간 뒤 한반도 주변에 고기압이 다시 자리 잡으면 기온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과거에도 태풍이 지나간 직후 무더위가 재개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찬홈 역시 폭염을 완전히 끝내기보다는 기압계를 잠시 흔드는 변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산 쓴 시민들 자료 사진 / 뉴스1

찬홈이 소멸 수순을 밟는 사이 새로운 태풍 씨앗도 몸집을 키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해상에 있던 제30호 열대저압부는 12일 오전 9시쯤 괌 북북서쪽 약 970㎞ 해상에서 제17호 태풍 '낭카(NANGKA)'로 발달했다. 낭카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과일의 한 종류에서 따온 이름이다.

발생 당시 낭카는 중심기압 996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0m(시속 72㎞), 강풍반경 300㎞의 '강도1' 세력으로 분류됐다. 현재는 북동진하고 있으며, 도쿄 남남동쪽 약 1420㎞ 해상까지 시속 26㎞ 속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낭카는 이후 도쿄 동쪽 해상을 따라 북상하다 이번 주말쯤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 전망이다. 예상 경로대로라면 16일 오후 3시쯤 도쿄 동쪽 약 690㎞ 해상, 17일에는 도쿄 동쪽 약 61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현재까지 예상 경로상 낭카가 한반도나 제주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다만 태풍이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트는 지점, 주변 고기압의 위치에 따라 경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 낭카에 이어 발생할 다음 태풍은 제18호 '사우델', 제19호 '나라'로 이미 이름이 정해져 있지만, 아직 발생 여부나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최신 태풍정보와 기상특보를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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