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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유감, 닛케이 총수 동원 인용 기사 삭제
미디어오늘
매일경제는 해당 기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한국 대기업 총수들이 ‘AI 3대 강국 도약’을 추진하는 이재명 정권에 동원되고 있다고 외신이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닛케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이 회장을 언급하며 ‘정권과의 거리 조절에 실패하면 큰 정치적 위험이 뒤따른다. 미묘한 균형을 절묘하게 유지해가는 것이 한국 재벌의 숙명’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디지털타임스도 매일경제처럼 닛케이 보도를 인용해 「정치에 ‘동원’되는 기업 총수들…민관협력 ‘건강한 선’ 필요하다」란 사설을 내놨으나 현재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일본의 대표적 경제신문인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는 「‘AI 강국’ 짊어진 삼성, 한국 최대 재벌의 숙명…정권마다 휘둘려」(AI強国 背負うサムスン、韓国最大財閥の宿命 時の政権が翻弄)란 제목의 12일자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재벌 총수들이 동원되는 일은 드물지 않다”면서 “한국 재벌은 국가 전략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고, 정부와의 거리 설정을 두고 늘 고민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국정농단 국면을 언급한 뒤 “당시 대통령의 부탁을 대체 누가 거절할 수 있었겠나. 만약 정권의 요구를 거절했다면 어떤 일을 당했을지 알 수 없다”는 익명의 재벌기업 임원 발언을 전했다.
매일경제 기사 삭제는 청와대의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닛케이 쪽에 (해당 기사가) 재벌이 마지못해 끌려 나온 것으로 읽혀 유감 표시를 했다”면서 “거리를 두면 리스크가 있다는 식의 마지막 단락은 우리 정부를 향한 것인데, 10년 전 불행한 사건을 끌어와 현실에 대입한 것은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SK나 삼성에서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는데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만 묘사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설명한 뒤 “닛케이 쪽에서는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고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매일경제 기사에도 문제의식이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닛케이 보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월 「“삼전이 日 100개 기업 합친 것보다 더 번다?” 일본인들 충격」 기사에서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3445억달러(약 494조원)로 제시했다. 해당 전망치는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2025회계연도 영업이익 약 4조7000억엔(약 43조원)의 약 11배 수준”이라고 전한 뒤 “일본의 경우 AI시대 핵심으로 떠오른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양산 경쟁에서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라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7월 「“삼성·SK에 밀리더니”…일본이 한국에 꺼낸 ‘반도체 경고’」 기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내준 일본에서 한국 기업의 독주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당시 닛케이 보도를 인용했다.
이 때문에 닛케이의 이번 보도를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한국 기업의 성과에 위기감을 가진 일본이 ‘한국 재벌은 정치권력 외압에 취약하다’, ‘한국 기업의 성과 뒤에는 정경유착이 있다’는 프레임을 강조해 정부와 대기업이 ‘원 팀’으로 움직이는 현 국면을 ‘비정상적 비즈니스 파트너십’, ‘정권의 재벌 동원’으로 평가 절하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