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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그라인더 성능 차 뚜렷, 원두 잔량 최대 20%
우먼컨슈머같은 원두를 넣어도 얼마나 곱게 또는 굵게 갈 수 있는지, 제품 내부에 커피가루가 얼마나 남는지, 분쇄 속도와 소음은 어떤지에 따라 실제 사용 편의성과 커피 맛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제품은 원두 20g을 분쇄했을 때 내부에 커피가루가 최대 20%까지 남아 원두 낭비와 위생관리 측면에서 소비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그라인더 8개 제품을 대상으로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평가한 결과, 분쇄범위와 커피가루 잔류량, 분쇄시간, 소음 등 주요 성능에서 제품별 차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전성에서는 모든 제품이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커피그라인더의 핵심 성능 가운데 하나는 분쇄범위다. 일반적으로 원두 입자가 작을수록 에스프레소 같은 고압 추출에 적합하고, 입자가 클수록 핸드드립이나 콜드브루 같은 필터·침출식 추출에 유리하다.
시험 결과 하리오 EVCN-8B-KEX는 79~2614μm로 조사대상 가운데 분쇄범위가 가장 넓었다. 반면 브라운 KG7070은 428~1388μm로 가장 좁았다.
소비자가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지에 따라 제품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가격이나 브랜드만 보고 제품을 고를 경우 원하는 수준의 분쇄가 어려울 수 있다.
같은 분쇄단계를 선택해도 실제 커피 농도는 제품마다 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커피그라인더 이용자의 67.8%가 주로 ‘중간 분쇄단계’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제품을 중간 단계로 설정해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한 결과, 코맥 CG-1501PB는 상대적으로 연하게 추출됐고 페이마 601NPro MattBlack은 보통 수준이었다. 나머지 6개 제품은 진한 커피가 추출되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쿠쿠전자 CCG-ACJ2510S, 브라운 KG7070, 딜리코 CRM9015는 가장 굵은 분쇄단계에서도 커피 농도가 1.7% 이상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진한 편이었다.
같은 ‘중간’, 같은 ‘굵게’라는 표시라도 실제 분쇄 정도와 추출 결과는 제품별로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가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커피가루 잔류량이다.
원두를 분쇄한 뒤 제품 내부에 커피가루가 많이 남으면 원두 낭비가 발생하고, 오래된 가루와 새로운 원두가 섞이면서 커피 맛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위생관리도 어려워진다.
가장 미세한 분쇄단계에서 원두 20g을 투입해 조사한 결과 딜리코 CRM9015는 20%, 페이마 601NPro MattBlack은 19%가 제품 내부에 남았다. 단순 계산하면 원두 20g 가운데 최대 약 4g이 제품 내부에 잔류하는 셈이다.
반면 코맥 CG-1501PB의 잔류량은 1%로 가장 적었다. 다만 중간 분쇄단계에서는 전 제품의 잔류량이 4% 이하 수준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분쇄 성능뿐 아니라 원두가 얼마나 손실되는지도 제품 선택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쇄 속도에서도 제품별 차이가 상당했다. 원두 20g을 한 번 분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확인한 결과 가장 미세한 단계에서는 제품 간 최대 3.5배, 가장 굵은 단계에서는 최대 4.1배 차이가 났다.
미세 분쇄에서는 코맥 CG-1501PB가 17초로 가장 빨랐고 하리오 EVCN-8B-KEX는 60초로 가장 오래 걸렸다.
굵은 분쇄에서는 드롱기 KG520.M이 8초로 가장 짧았고 브라운 KG7070은 33초가 소요됐다.
매일 아침 빠르게 커피를 준비하는 소비자라면 분쇄시간 역시 체감 성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소음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중간 분쇄단계에서 측정한 소음은 77~83dB 수준으로 무선청소기 작동 소음과 비슷했다.
쿠쿠전자 CCG-ACJ2510S가 77dB로 가장 낮았고 하리오 EVCN-8B-KEX가 83dB로 가장 높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3dB 정도의 차이도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품 간 최대 6dB 차이는 실제 사용환경에서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아침이나 늦은 밤 공동주택에서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소음 역시 구매 전 확인해야 할 요소다.
제품별 소비전력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었다.
중간 분쇄단계에서 브레빌 BCG600은 63W, 딜리코 CRM9015는 165W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모든 제품의 1회 작동시간이 1분 이내로 짧아 실제 에너지비용으로 환산하면 1회당 1원 미만 수준이었다.
전력소비량보다 분쇄성능과 잔류량, 소음 등을 우선 비교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 실질적인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안전성 시험에서는 조사대상 8개 제품 모두 문제가 없었다.
누설전류와 절연내력 등 감전 위험을 확인하는 전기적 안전성과 화강암 부스러기가 섞인 원두를 분쇄했을 때의 이상운전 여부, KC 인증 등 의무표시사항을 확인한 결과 모두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커피그라인더를 구매할 때 평소 즐기는 커피 추출 방식에 맞는 분쇄범위를 갖췄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사용할 때는 제조사가 안내한 연속 작동시간을 지켜 모터 과열을 방지하고, 청소 과정에서는 본체 전원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커피그라인더는 단순히 원두를 가는 기계가 아니다. 분쇄 입자 하나가 커피 맛을 바꾸고, 내부에 남는 커피가루가 원두 비용과 위생 상태까지 좌우한다.
가격과 브랜드만 볼 일이 아니다. 어떤 커피를 즐기는지, 원두가 얼마나 남는지, 얼마나 빠르고 조용하게 갈리는지까지 따져봐야 제대로 고를 수 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