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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위원회 개최하자” 요구 77일 만에…KBS, 14일 개최 통보
미디어오늘
KBS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2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편성위원회 개최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13일 편성위원회 개최 일정을 종사자 측에 제안했고 종사자 측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14일 편성위원회 개최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편성위에선 △방송편성규약 제정·개정 및 공표 △방송사업자의 방송편성규약 준수 여부 △취재·보도·제작·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KBS 이사 추천 등을 다룬다. 편성위원회는 지난해 8월 개정된 방송법에 따라 법정 기구가 되었으며, 사업자 측 위원 5인과 종사자 측 위원 5인으로 구성된다.
종사자 대표인 이승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뒤늦게나마 사측이 편성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으나 “사측이 그동안 편성위원회 개최를 거부해 온 사유였던 가처분 사건 결정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KBS본부를 근로자 과반 노조로 인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편성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통보해 수상하다”고 밝혔다.
앞서 사측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종사자 편성위원 추천 지위를 놓고 KBS노동조합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는 이유로 지금껏 편성위 개최를 거부해 왔다. 지난 7월 KBS본부노조가 조합원이 증가하며 노동관계법 기반 과반 노조를 선언해 논란이 끝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사측은 “KBS본부 노조 스스로 (과반 노조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김근수 KBS 전략기획실장)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았고, 과반 노조 여부도 결론내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편성위 날짜가 잡혔다. 이와 관련 KBS는 “편성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제기된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절차 및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관계 법령과 규정에 따라 편성위원회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 안팎에서는 박장범 KBS 사장이 8월 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야 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8월 중 공영방송 편성위원회 구성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예고해 향후 시정명령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측이 12일 이사회를 계기 삼아 편성위 개최에 나서려고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사측은 지난 11일 사내 3개 노조에 티타임을 요청해 KBS 노조, 같이 노조와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이 역시 편성위 개최를 위한 밑 작업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한 KBS 이사는 “(12일 임시이사회 비공개 논의에서) 박 사장이 8월 말보다는 훨씬 이른 시기에 편성위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면서 “더 미루기 어려운 시점이 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편성위가 열린다고 끝이 아니다. 이승철 본부장은 “사측은 근로기준법과 방송법 시행령 규칙에 따라 언론노조 KBS본부가 과반 노조라는 점과 KBS본부장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측 의장이자 종사자 대표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만약 사측이 이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면, 향후 사측이나 제3자가 편성위원회의 의결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노조는 취재·보도·제작·편성 분야의 책임자가 방송사업자 측 편성위원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사측은 해당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전략기획실장과 노사협력주간을 편성위원으로 추천했다”며 이들의 편성위원 해촉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