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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연합군 심문 영상 최초 공개…‘위안부’ 피해 기록 추적
위키트리
제작진은 이름만 남은 피해자와 얼굴만 확인되는 여성들의 기록을 연결하며 이들이 어떤 경로로 전쟁터에 끌려갔고, 전쟁 이후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따라간다.
이번 방송에서는 그동안 사진으로만 알려졌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연합군 심문 장면이 영상으로 처음 공개된다.
KBS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1944년 중국 쑹산에서 구출된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연합군이 심문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발견했다. 영상에는 붕대를 감은 채 군인들 사이에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 속 여성들의 이름과 고향, 나이, 쑹산에 도착하게 된 과정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쑹산에서 구출된 피해 여성들은 모두 쿤밍 수용소로 보내졌고 이후 이들의 정보는 이른바 ‘쿤밍 보고서’에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쿤밍 보고서에 기록된 조선 여성 23명 가운데 일부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제작진은 이번 영상을 통해 전쟁 당시 피해 여성들의 행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살펴본다.

추적은 태평양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오키나와로 이어진다. 일본군이 주둔했던 오키나와 곳곳에도 위안소가 설치됐고, 당시 주민들은 현지 여성들과 다른 옷차림을 한 조선인 여성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 여성들을 당시 ‘조센삐’라고 불렀다고 증언한다. 제작진은 주민들의 기억을 토대로 당시 위안소의 위치와 피해 여성들의 모습을 다시 추적한다.
오키나와로 끌려간 피해 여성 가운데 일부는 미나미다이토섬과 도카시키섬, 오키다이토섬 등 본섬에서 떨어진 섬으로 다시 이동했다. 제작진은 이 가운데 도카시키섬으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 배봉기 할머니의 구술 인터뷰 전문을 확보했다.
배봉기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증언한 초기 증언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은 배봉기 할머니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키나와로 가게 됐는지, 전쟁이 끝난 뒤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구술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오키나와대학 홍윤신 교수는 무인도에 가까운 섬으로 끌려갔던 여성들의 모습을 당시 주민들이 직접 목격했고,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추적지는 타이완이다. 1992년 타이완에서는 여성 세 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작진은 당시 증언에 나선 여성 가운데 한 명이 한국인이라는 정보를 확보했다.
1992년 타이완 외교부 문서를 통해 확인된 이름은 ‘노명선’이다.
노명선 할머니는 오랜 타이완 생활 속에서 한국어를 잊은 상태였다. 이후 현지 언론과 기관을 통해 한국에 있는 가족과 자신의 고향을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끝내 가족과 재회하지 못한 채 타이완에서 숨졌다.
제작진은 타이완에 남아 있는 노명선 할머니의 기록과 증언을 따라가며 가족과 고향을 추적한다.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황선익 교수는 당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현지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전했던 노명선 할머니의 요청에 한국 사회가 답하지 못했다는 점을 짚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공개 증언이 본격적으로 이어진 것은 약 35년 전부터다. 피해자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면서 그동안 감춰졌던 피해 사실이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국내 단체를 비롯해 8개국 시민단체가 피해자들의 증언과 관련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일본 측의 반발이 이어졌고 유네스코는 2017년 10월 국가 간 대화를 권고하면서 최종 심사를 보류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뿐 아니라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직접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세계 각지에 남아 있는 문서와 영상, 사진 등을 찾아 연결하는 작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황선익 교수는 중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에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는 자료들을 정리하고 하나의 기록으로 묶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추적 60분’은 전쟁터에 남겨진 얼굴과 이름, 현지 주민들의 기억, 연합군 문서와 영상을 하나씩 맞춰가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들의 삶을 추적한다. 이름만 남았거나 얼굴만 확인되는 피해 여성들이 누구였는지, 전쟁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마련된 KBS 1TV ‘추적 60분’ 1468회 ‘돌아오지 못한 이름들’은 14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