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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스 (Bacchus)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바쿠스(Bacchus)는 그가 로마에 머물던 시절(1496~1497년) 제작한 그의 첫 번째 대형 대리석 조각상이자 몇 안 되는 고대 신화 주제의 작품입니다. 다비드나 모세상처럼 위풍당당하고 영웅적인 모습이 아닌, 술과 황홀경에 취한 신의 모습을 지극히 파격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한 걸작입니다.
[제작 배경과 거절당한 비운의 작품]
•추기경의 의뢰: 당시 로마의 권력자이자 고대 미술품 수집가였던 라파엘레 리아리오 추기경(Raffaele Riario)이 자신의 고전풍 정원을 장식하기 위해 당시 21세였던 젊은 천재 미켈란젤로에게 의뢰했습니다.
•리아리오의 거절: 완벽하게 균형 잡힌 고대 그리스·로마 신의 모습을 기대했던 추기경은 지나치게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이 파격적인 조각상을 보고 불쾌해하며 인수를 거부했습니다.
•갈리의 구제: 결국 이 조각상은 미켈란젤로의 재능을 알아본 부유한 은행가이자 수집가인 야코포 갈리(Jacopo Galli)가 구입하여 자신의 정원에 전시했습니다. 1572년, 메디치 가문이 이를 다시 매입하면서 현재 피렌체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예술적 특징과 감상 포인트]
•취기 어린 신체의 완벽한 묘사: 바쿠스는 술잔을 높이 들고 초점 없는 눈빛으로 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술에 취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찰나의 불균형한 포즈(콘트라포스토의 역설적 활용)를 완벽하게 포착했습니다. 신체는 탄탄한 근육질이 아니라, 술로 인해 다소 비대해지고 느슨해진 청년의 몸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숨겨진 사티로스(Satyr): 바쿠스의 등 뒤에는 염소의 다리를 한 반인반수의 숲의 신, 사티로스가 숨어 있습니다. 사티로스는 바쿠스가 왼손에 쥐고 있는 포도송이를 몰래 훔쳐 먹으며 능청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데, 이는 바쿠스가 상징하는 '욕망과 쾌락'을 더욱 극대화하는 시각적 장치입니다.
•머리 위의 포도관과 표범 가죽: 바쿠스의 머리에는 아이비와 포도 덩굴로 엮은 관이 씌워져 있고, 왼팔에는 바쿠스의 신성한 동물인 표범의 가죽이 걸쳐져 있어 그가 '술과 축제의 신'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작품 상세 정보]
•제작 시기: 1496년 ~ 1497년
•재료: 대리석 (Carrara Marble)
•크기: 높이 203cm
•소장처: 이탈리아 피렌체 바르젤로 미술관(Museo Nazionale del Bargello) (도나텔로와 베로키오의 다비드상이 있는 곳과 같은 미술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