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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유럽형 세미, 9월 하노버 IAA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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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세미 유럽형, 9월 15일 하노버 IAA서 첫 공개…미러 없이 후방카메라 장착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테슬라가 전기 대형트럭 세미(Tesla Semi)의 유럽형 모델을 9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상용차 전시회 IAA 트랜스포테이션(IAA Transportation)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2024년 하노버 전시 이후 처음으로 유럽 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는 자리다. 테슬라 세미 공식 계정은 X(엑스)에 “유럽용 세미의 스펙과 출시 세부사항을 IAA 트랜스포테이션에서 공개하겠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사이드미러 대신 후방카메라를 장착한 세미의 모습이 담겨 유럽 규격에 맞춘 변화가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유럽향 주행거리, 가격, 실제 판매 시작일 등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IAA 트랜스포테이션은 9월 15일부터 20일까지(현지시각) 열리며 세미 실차가 전시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유럽향 주행거리와 가격, 판매 시작일 등 핵심 정보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일렉트렉은 이번 발표가 “의도적으로 세부 내용을 아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유럽 판매를 공개적으로 준비해왔다. 2024년 IAA에서도 세미를 전시했지만 실질적인 시장 계획은 거의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는 하노버를 공식 출시 무대로 못박으면서 유럽 진출이 “언젠가는”이 아니라 실제로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오토이볼루션(autoevolution)에 따르면 2024년 당시 유럽 잠재 고객들은 시승을 예약하고 테슬라 세미 프로그램 매니저 댄 프리슬리와 상담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유럽 사양 모델이 실물로 전시되며 판매도 곧바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미러 대신 후방카메라, 유럽 안전규정 맞춤 변화 / AI 생성 이미지

테슬라가 공개한 티저 영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이드미러가 사라지고 후방카메라가 장착된 점이다. 미국형 세미는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111에 따라 물리적 미러 장착이 의무라 이런 구성이 불가능하다. 반면 유럽에서는 2016년부터 트럭에 후방카메라 장착이 합법화됐고 다수의 유럽 트럭 제조사가 이미 카메라형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화질, 화면 밝기, 지연시간 등에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지연시간은 200밀리초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

유럽은 트랙터와 트레일러를 합친 전체 길이에 제한을 두는 규정도 있다. 세미처럼 긴 노즈형 캡을 가진 트럭은 화물 공간을 상대적으로 덜 확보하게 되는 구조적 약점이 있다. 유럽 트럭 대부분은 캡오버(cabover, 운전석이 엔진 위에 위치한 형태) 방식으로 설계돼 차체 길이 대부분을 화물칸으로 쓴다. 테슬라가 이런 규정과 시장 특성에 맞춰 세미를 얼마나 수정할지가 하노버 공개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유럽 전기 대형트럭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액트로스 600(eActros 600)은 주행거리 약 500km, 배터리 용량 600kWh급 장거리 전기트럭으로 유럽 15개국에서 이미 운행 중이다. 볼보트럭은 지역 내 전기 대형트럭 판매 1위 업체로, 지난 4월 신형 전기 대형트럭 라인업을 공개했다. MAN, 스카니아, 르노트럭, DAF 등도 이미 8단급(Class 8) 배터리 전기 트랙터를 생산하거나 인도하고 있다. MAN의 eTGX는 표준 주행거리 354마일(약 570km)로, 테슬라가 유럽에 롱레인지 모델을 들여오지 않는다면 여전히 유럽 최장거리 전기트럭 타이틀을 유지하게 된다.

오토이볼루션은 테슬라가 유럽에서 트렌드세터가 아니라 추격자 입장이 될 것이라며 유럽뿐 아니라 중국산 전기트럭과도 경쟁해야 한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테슬라는 유럽 내 서비스 인프라가 전혀 없어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기존 업체들은 인증(homologation), 딜러망, 서비스센터 등을 이미 갖추고 있다. 테슬라가 유럽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보여준 가격·주행거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하노버 공개 이후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유럽 진출 배경에는 북미 생산 정상화가 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네바다 기가팩토리의 대량생산 라인에서 첫 세미를 출하했다. 이 공장은 약 170만 제곱피트(1.7 million square feet) 규모로 연간 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전용 시설이다. 일렉트렉은 이 공장이 “9년째 ‘곧 나온다’던 트럭을 실제 주문 가능한 제품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세미의 최종 사양을 확정해 스탠다드레인지(주행거리 523km)와 롱레인지(800km) 두 트림을 내놓았다. 두 트림 모두 1,072마력을 내는 800kW급 트라이모터 구동계를 탑재했고 최대 1.2MW급 메가차저(Megacharger)로 급속충전이 가능하다.

미국 판매가는 롱레인지가 29만 달러(약 4억 500만원, 1달러 1,395원 기준), 스탠다드레인지가 약 26만 달러(약 3억 6,300만원)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8단급 순수전기 트랙터로 꼽힌다. 유로화 기준 가격과 유럽 현지 생산 여부는 여전히 미정이다. 오토이볼루션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독일 기가베를린에서 세미를 생산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아직 현지 생산을 약속하지 않았다. 유럽 판매는 연말까지는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 생산 여부는 시장 규모가 충분히 확인된 뒤에야 결정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이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펩시코(PepsiCo)는 캘리포니아에서 세미 약 100대를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스웨덴 아인라이드가 북미 배치용으로 세미 500대를 발주하며 역대 최대 규모 주문을 기록했다.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는 밀렌스(Milence), 이베르드롤라(Iberdrola) 등이 이미 유럽 전역에 1MW급 이상을 공급하는 메가와트충전시스템(MCS)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세미는 7핀 MCS 충전 포트를 이미 채택하고 있어 유럽의 기존 충전 네트워크에 무리 없이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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