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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원 매출 5억달러, 8개월 새 5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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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원, 매출 런레이트 8개월 만에 5배 뛰어 5억 달러…경쟁사 머서엔 못 미쳐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AI 학습데이터 스타트업 마이크로원(Micro1)이 8개월 만에 매출 기준 연간 런레이트(annual run rate)를 5배로 불렸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이 회사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로원의 총매출(gross) 기준 연간 런레이트가 1억 달러에서 5억 달러(약 6,975억 원, 1달러 1,395원 기준)로 뛰었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2년 알리 안사리(Ali Ansari)가 설립한 이 회사는 원래 AI 채용 플랫폼으로 출발했다가 데이터 레이블링(data labeling, AI 학습용 데이터에 정답값을 붙이는 작업)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의사·변호사·과학자 등 전문 인력을 계약직으로 고용해 AI 모델 학습용 데이터를 만들어 파는 구조다. 다만 경쟁사 머서(Mercor)가 올여름 총매출 기준 연간 런레이트 20억 달러(약 2조 7,900억 원)를 넘기고 핸드셰이크(Handshake)도 올해 초 10억 달러(약 1조 3,950억 원)를 달성한 만큼 마이크로원은 아직 후발주자에 속한다.

마이크로원의 성장곡선은 가파르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com)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초 연간 반복매출(ARR) 700만 달러(약 98억 원)에서 출발해 그해 12월까지 1억 달러(약 1,395억 원)로 불어났다. 회사 내부 전망대로라면 2026년 ARR은 2억~3억 달러(약 2,790억~4,185억 원) 구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총매출과 순매출은 다르다. 테크크런치는 마이크로원이 총매출의 약 60~70%를 수익으로 남긴다고 전했다. 이를 적용하면 순매출 기준 연간 런레이트는 1억 5,000만~2억 달러(약 2,093억~2,790억 원) 수준이다. 마이크로원은 지난해 9월 3,500만 달러(약 488억 원)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5억 달러(약 6,975억 원)를 인정받았다. 투자에는 01A와 LG테크놀로지벤처스(LG Technology Ventures)가 참여했다. 테크크런치는 마이크로원이 최근 이보다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추가 투자를 유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AI 채용 플랫폼 ‘자라’에서 데이터 레이블링 기업으로 / AI 생성 이미지

마이크로원은 처음부터 데이터 회사가 아니었다. 안사리는 UC버클리 출신으로 2022년 회사를 창업할 당시 ‘자라(Zara)’라는 이름의 AI 채용 플랫폼을 운영했다. 데이터 레이블링 고객사들이 이 채용 플랫폼을 이용해 데이터 주석 작업을 할 엔지니어를 검증하고 뽑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사리는 회사의 방향을 데이터 레이블링 사업으로 틀었다.

현재 마이크로원은 과학·의료·법률·금융 등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이들이 만든 데이터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비롯한 포춘 100대 기업에 공급한다. 대형언어모델(LLM) 학습, 로봇공학, AI 에이전트 평가, 사전학습 데이터셋 구축, 기업 업무 최적화까지 활용처가 다양하다. 안사리는 앞서 테크크런치에 전문가들이 모델 답변을 평가하는 이른바 강화학습 짐(reinforcement learning gyms) 방식 외에도, 수백 명의 일반인이 집에서 일상적인 물건을 다루는 모습을 기록해 로봇공학용 사전학습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원은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합성데이터(synthetic data) 생성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설명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만든 데이터 중 일부는 여러 고객사에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범용(off-the-shelf)’ 상품으로 취급되는데, 이 경우 총마진이 80~90%에 달한다고 회사 재무 상황에 밝은 관계자가 테크크런치에 전했다.

문제는 이 범용 데이터를 중국 AI 개발사에 판매하는 관행이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데이터 유통이 중국 모델을 미국 최상위 모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다고 지적한다. 안사리는 지난달 X(옛 트위터)에 마이크로원은 경쟁사들과 달리 중국 모델 개발사에 데이터를 팔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인간 데이터 기업은 적대국과 거래하고 있고, 그 결과가 오늘날 키미(Kimi) K3에서 드러난다”며 “미국의 AI 주도권을 원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와 적대적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수백만 달러어치 데이터를 파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원의 채용·면접 절차가 사실상 무급 데이터 수집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원자가 면접 과정에서 제공한 결과물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모델 학습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원이 뛰어든 시장은 이미 붐비고 있다. 머서는 올여름 총매출 기준 연간 런레이트 20억 달러를 넘겼고 핸드셰이크도 올해 초 10억 달러를 찍었다. 여기에 2021년 기업가치 73억 달러(약 10조 1,835억 원)를 인정받고 미 국방부를 고객으로 둔 스케일AI(Scale AI)를 비롯해 레이블박스(Labelbox), 사마(Sama), 어펜(Appen) 등도 대형 AI 랩을 두고 경쟁 중이다. 마이크로원은 GPT-4나 클로드(Claude) 같은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강화학습 워크플로에 강점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기법은 챗GPT가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만든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 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이다.

이런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경에는 학습용 데이터 자체가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AI 연구기관 에포크AI(Epoch AI)는 2026년이면 양질의 텍스트 데이터가 소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앞으로 AI 기업들의 데이터 투자 규모가 컴퓨팅 투자 규모에 맞먹을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한다. 마이크로원은 최근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의 파산 절차에서 나온 데이터 자산에 1,250만 달러(약 174억 원) 규모의 인수를 시도하는 등 실물 데이터 확보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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