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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AI 결제 1.6억건, USDC가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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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x402, AI 에이전트 결제 1억6500만건 돌파…99%가 USDC로 처리됐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AI 에이전트가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직접 사고 결제까지 처리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서클(Circle)·문페이(MoonPay)·비자(Visa)·마스터카드(Mastercard)·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등 주요 결제·크립토 기업들이 AI 에이전트 전용 결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코인데스크가 8월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코인베이스가 만든 AI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 x402는 올해 들어 1억 6,500만 건이 넘는 결제를 처리했고 누적 결제액은 5,000만 달러(약 693억 원, 1달러 1,386원 기준)를 넘어섰다. 이 결제의 약 99%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로 이뤄졌다.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API 이용료와 데이터·연산 자원 비용을 직접 지불하는 머신 투 머신(machine-to-machine, 기계 간) 결제가 스테이블코인의 새로운 활용처로 떠오르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AI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 x402는 에이전트가 서비스 가격을 확인하고 별도 계정 생성이나 카드 정보 입력 없이 곧바로 결제한 뒤 결과물을 받는 구조다. 코인베이스 AI 제품 총괄 링컨 머르(Lincoln Murr)는 “현재 가장 명확한 활용 사례는 AI 에이전트가 API 이용료를 지불하는 기계 간 결제”라고 말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인터넷을 빠르게 오가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결제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는 4월 기준 x402 생태계에 참여하는 AI 에이전트가 48만 개를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지금까지 주요 결제 사례는 상품 구매가 아니라 API 호출, 데이터·연산 자원 접근에 대한 소액 결제에 집중돼 있다. 머르는 지금의 AI 에이전트 결제 시장을 초창기 인터넷의 냅스터(Napster)·라임와이어(LimeWire) 시절에 비유했다. 결제 규모는 아직 작지만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데이터와 서비스를 여러 차례 저가로 구매하는 일이 늘어나면 스테이블코인이 기계 간 결제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카드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는 이유 / AI 생성 이미지

스테이블코인은 하루 24시간 전송이 가능하고 소액·고빈도 결제에 카드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전략책임자 스테파니 코헨(Stephanie Cohen)은 “스테이블코인은 API 호출, 데이터, AI 추론(inference), 콘텐츠에 대한 매우 소액이면서 빈번한 결제에 특히 적합하다”고 말했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가 이스트포인트(EastPoint)와 함께 낸 보고서에 따르면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정보만 추출하고 곧바로 이탈하면서 배너 광고 기반 수익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사람은 웹사이트를 방문해 콘텐츠를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고에 노출되지만 AI 에이전트는 필요한 데이터만 가져가고 광고에는 노출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플랫폼들이 에이전트에 직접 요금을 부과하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를 위한 결제 레일과 결제 수단, 결제 위임(delegation) 체계가 필요해졌다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보고서는 초당 수십 번씩 발생할 수 있는 에이전트의 데이터 요청을 기존 카드망의 승인 절차로 처리하기엔 구조적으로 무겁다고 짚었다. 반면 크립토 기반 x402 표준은 결제 게이트웨이나 부가가치통신망(VAN) 같은 중개자 없이 지갑 주소 간 직접 통신으로 통행료를 내듯 즉시 정산할 수 있어 기계 간 거래에 최적화된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카드 네트워크들도 AI 에이전트 결제 시장을 놓고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에이전트가 미리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얼마를, 무엇을 살 수 있는지를 사전에 설정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비자(Visa)와 싱가포르 DBS은행도 AI 에이전트가 신용·체크카드로 상품을 구매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타이거리서치 보고서는 마스터카드나 앤트그룹(Ant Group) 같은 기존 금융 사업자들이 대규모 카드·간편결제망을 에이전트 전용 API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기존 카드망은 여전히 대규모 결제에서 강점을 가진다. 광범위한 가맹점 네트워크, 신용 제공, 환불·분쟁 해결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액·고빈도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이, 상품 구매를 포함한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결제는 카드망이 각각 우위를 가지는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현재 AI 에이전트 결제의 실제 상업적 도입 수준을 초기 채택자 단계인 약 1~10%로 추정했다.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는 기업이 다음 패러다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사례를 들어 향후 변화를 예측했다. 건당 결제 단가는 낮아지겠지만 기계가 만들어내는 이용량 자체가 늘어나 전체 시장 규모는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지갑을 에이전트에 그냥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지출 범위를 제한하는 결제 위임 체계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이 체계가 결제 주체를 확인하는 신원(Identity), 거래당 최대 금액과 유효 기간 등을 정하는 권한(Permissions), 조건이 충족될 때만 자금이 확정되는 정산(Settlement) 등 세 요소를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와 서비스를 직접 사고파는 흐름은 결제 업계 전반에 새로운 표준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x402를 비롯한 크립토 기반 결제 표준이 이 흐름의 초반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마스터카드·비자 등 기존 카드사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만큼 앞으로 시장 판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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