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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버에어 베르사, 미국 FCC 드론 규제에 판매 제동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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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제로로보틱스, 드론용 부품 분리 전략도 FCC 규제 못 피해 미국 판매 제동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중국 제로제로로보틱스(Zero Zero Robotics)의 카메라 겸 드론 ‘호버에어 베르사(HoverAir Versa)’가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Indiegogo)에 데뷔한 지 사흘 만에 현지 주문이 막혔다. 베르사는 손에 쥐는 짐벌 카메라에 프로펠러 키트를 끼우면 드론으로 변신하는 조립형 제품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8월 9일(현지시각) 이 기기를 카메라로만 승인했는데, 정작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승인 항목이 사라지면서 인증 취소 가능성이 불거졌다. 호버에어는 “플라이트킷 관련 물류 문제”라며 미국 배송을 카메라 단독 구성으로만 제한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연방정부 규제에 걸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방수 드론 ‘아쿠아(Aqua)’ 인증 실패 전례가 있어 백커(후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FCC는 지난해 12월부터 외국산 드론에 대한 신규 기기 인증을 차단하고 있다. 이 규제는 앞서 세계 최대 드론업체 DJI를 미국 시장에서 밀어낸 조치로도 알려져 있다. 중국 기업이 만든 드론과 핵심 부품은 원칙적으로 미국 내 인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호버에어는 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제품을 두 부분으로 나눴다. 손에 쥐고 촬영하는 짐벌 카메라 본체와, 여기에 자석으로 붙이면 드론이 되는 별도 액세서리 ‘플라이트킷’이다. 플라이트킷에는 무선주파수(RF) 송신 장치가 없어 자체 FCC 인증이 필요 없다는 논리였다. 카메라 본체는 4K 60fps 안정화 영상 촬영, 1/1.3인치 이미지 센서, OLED 터치스크린을 탑재했고 최대 17.5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지원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플라이트킷을 부착한 전체 무게는 230g으로,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등록 의무 기준인 250g 미만을 유지해 취미용 조종사는 별도 등록이나 리모트ID 장치 부착 없이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메라는 8월 20일(현지시각)까지 449달러, 이후 49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었다. 매셔블(Mashable)은 베르사가 FCC의 외산 드론 규제 시행 이후 미국 판매 승인을 받은 첫 소비자용 쿼드콥터(4개 프로펠러 드론)라고 소개했다.
사흘 만에 뒤집힌 승인 / AI 생성 이미지

호버에어는 8월 18일(현지시각) 백커들에게 “호버에어 베르사가 필요한 FCC 인증을 받아 준비되는 대로 미국 후원자들에게 배송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사흘 뒤인 8월 21일(현지시각), 이 안내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회사는 “배송지가 미국인 경우 플라이트킷 관련 남은 물류 문제로 현재 포켓온리와 포켓콤보 조합만 미국에 배송하고 있다”며 “전체 배송 가능 시점은 추가로 안내하겠다”고 통보했다.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FCC 데이터베이스에서는 더 이상 호버에어 베르사 항목을 찾을 수 없다. 이는 8월 9일 승인이 취소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애초 이 승인은 드론이 아닌 카메라 단독 기기로 받은 것이었다. 제로제로로보틱스는 FCC 담당자에게 자사가 카메라 부문 규제 대상 목록(Covered List)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소명했는데, 이는 사실이다. 문제는 모든 기업이 드론과 드론 핵심 부품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이 목록 규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FCC는 카메라를 드론의 핵심 부품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카메라 승인 자체도 취소될 경우 플라이트킷뿐 아니라 카메라 본체까지 미국 내 수입·마케팅·판매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미국에서 인디고고 페이지에 접속하면 플라이트킷은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표시되지 않는다. 다만 광고는 계속 노출되고 있다. 레드샤크뉴스(Redshark News)에 따르면 미국 백커가 짐벌과 프로펠러를 함께 담아 주문을 시도하면 “이 위치로 배송할 수 없는 상품이 포함돼 주문할 수 없습니다. 장바구니에서 제거한 뒤 진행해 주세요”라는 안내가 뜬다고 전했다. 이미 카메라만 주문한 한 백커는 인디고고 댓글창에 “내 후원 내역을 보면 해당 주소로 배송할 수 없다고 나온다”고 적었다.

반면 인터넷 주소를 캐나다로 바꾸면 플라이트킷이 포함된 조합 상품이 다시 나타난다. 다만 이는 미국 거주자의 실제 구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버지는 호버에어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즉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호버에어는 지난해 12월 방수 드론 ‘아쿠아’의 인증을 받지 못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회사는 실제 상황을 알리기보다 “곧 배송하겠다”는 말을 몇 달째 반복하며 환불을 미룬 바 있다. 더 버지는 이번에도 더 빠른 환불 절차를 약속할 것인지 회사 측에 질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FCC 대변인 역시 관련 상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만약 이번 승인이 그대로 유지됐다면 베르사는 FCC의 외산 드론 규제 시행 이후 미국 시장에 진입한 첫 소비자용 드론이 될 뻔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카메라와 플라이트킷을 분리하는 전략이 규제를 완전히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후원 방식으로 진행되는 인디고고 캠페인 특성상 백커들은 완성품이 아닌 향후 제품화를 전제로 자금을 미리 지불한 상태다. 남은 절차와 환불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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