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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배추 발암물질 소독, 현지 유통 중 적발 조사 착수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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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장거리 운송 중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배추를 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 용액에 담근 정황이 영상으로 폭로되면서 현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산 김치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한국에서도 먹거리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한 블로거가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 툰컨전의 배추 산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영상엔 배추를 실은 화물차 옆에서 작업자들이 배추를 붉은색 플라스틱 통에 담긴 정체불명의 액체에 담갔다가 싣는 장면이 담겼다. 현장에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이라고 표기된 병이 함께 놓여 있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이 액체에 담그면 2, 3일가량 신선도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배추를 싣던 화물차 기사는 해당 물량이 장쑤성 쑤첸으로 운송된다고 밝혔다. 이 블로거는 이후 안후이성 허페이의 한 시장에서 판매되던 배추를 사들여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했다. 또 해당 배추가 허베이산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캉바오현 인민정부는 통보문을 내고 배추 수매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근다는 의혹 제기와 관련해 농업농촌·시장감독·공안 등 부서가 즉시 현장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예비 조사 결과 영상에 반영된 상황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한 수매상이 채소 운송 보존을 위해 적재 과정에서 벌인 불법 행위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공안이 관련 인원과 차량에 강제 조치를 취했다. 문제가 된 배추의 유통 경로를 긴급 추적하는 한편 관내 채소 수매·운송·판매 과정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도 이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포름알데히드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다. 화학식은 HCHO다. 이 기체를 물에 녹여 농도 37~40%로 만든 수용액이 흔히 포르말린으로 불린다. 방부·소독 효과가 강해 의학용 시신·표본 보존이나 공업용 원료로 쓰이지만 식품에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포름알데히드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장기간 노출되거나 섭취하면 호흡기 질환과 만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백혈병 등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식품안전법과 농산물품질안전법은 포름알데히드를 식품용으로 생산·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식품에 첨가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과거 배추에 포름알데히드를 넣은 피의자가 유독·유해식품 생산·판매죄로 실형(최고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중국에서 장거리 운송 중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배추를 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 용액에 담근 정황이 영상으로 폭로됐다. 한 네티즌이 공개한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수매상이 위험을 무릅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희석한 포름알데히드를 배추 밑동에 바르거나 뿌리면 장거리 운송 중 발열과 부패를 줄일 수 있고 밑동이 하얗게 변해 상품성까지 좋아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선 겉만 봐서는 구분이 쉽지 않다. 중국 전문가들은 포름알데히드 처리를 거친 배추는 잎이 부자연스럽게 반들거리고 지나치게 하얗다는 점, 가까이서 맡으면 물로 씻어도 옅은 화학 냄새가 남는다는 점, 잎이 뻣뻣하고 단단하다는 점을 감별 요령으로 제시한다. 포름알데히드는 휘발성이 강해 농도가 높으면 코를 대지 않아도 자극적인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만큼 의심스러운 배추는 겉잎을 벗기고 여러 차례 물에 담가 씻은 뒤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추에 포름알데히드를 쓰는 수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산둥성 칭저우 등지에서는 2012년 상인들이 배추에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뿌린 사실이 적발됐고, 허베이성 딩저우의 한 청과 도매시장에서도 지난해 같은 수법이 확인돼 피의자가 형사 구속됐다. 진작 근절됐어야 할 수법이 해마다 되풀이되자 개별 일탈이 아니라 유통업계의 관행 아니냐는 지적이 중국 안에서도 나온다. 영상이 퍼진 뒤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독성 배추를 먹어 온 것이냐, 앞으로 배추를 사 먹기가 두렵다는 분노와 불안이 쏟아졌다.

문제는 한국의 밥상이 중국산 김치, 그리고 그 원료인 배추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김치 수입량은 31만1570t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99% 이상이 중국산이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김치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상품 김치 중 국산 비중은 60%가량에 그치고 외식업소에서 반찬으로 내는 김치의 30%, 찌개·볶음 등 조리용 김치의 절반 이상이 수입산으로 파악됐다. 원가 부담이 큰 외식·급식 현장일수록 중국산 의존도가 높다.

중국산 김치는 그동안에도 위생 논란에 반복해 휘말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이 2005년 10월 시중 중국산 김치 16개 제품 가운데 9개에서 회충·구충·동양모양선충 등 기생충 알을 검출하면서 이른바 기생충 알 파동이 벌어졌다. 같은 시기 중국산 김치에서 납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며 불안이 증폭됐다. 알몸의 남성이 소금물 웅덩이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고 녹슨 굴착기로 배추를 건져 올리는 이른바 알몸 김치 영상이 2021년 3월 퍼지면서 '제2의 김치 파동'과 중국산 김치 불매 움직임으로 번지기도 했다. 당시 식약처는 문제의 영상이 과거에 촬영된 것이고, 영상 속 절임 방식은 2019년부터 중국에서 전면 금지됐으며, 한국으로 수출되는 절임배추와 김치는 통관 단계의 정밀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해당 방식으로 만든 제품이 수입될 가능성은 작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포름알데히드 배추 역시 영상과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장쑤·안후이 등 중국 내수용으로 유통된 물량이다. 한국으로 수입된 배추나 김치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배추라는 김치의 핵심 원료를 둘러싸고 중국발 먹거리 사고가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면서 값싼 중국산에 기댄 한국 소비자와 외식업계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캉바오현 당국은 문제가 된 배추의 유통 경로 추적과 관내 전수 점검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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