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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이 전하는 배우자 조건 6가지, 외모보다 성격 중요
위키트리
한 남성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의 이혼 과정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는 자신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당부를 글 말미에 남겼다.
글쓴이는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해 대기업에 들어갔다. 부모의 도움을 보태 집도 마련했다. 30대 초반이 되자 주변에서 소개팅이 밀려들었다. 1년 남짓한 기간에 30명 가까운 여성을 만났다. 그리고 그중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 여성과 결혼했다. 지금 글쓴이는 이 선택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로 꼽는다.
그와 동갑인 아내는 결혼 의지가 강했다. 연애 3개월 무렵부터 결혼 이야기가 나왔다. 1년쯤 만난 뒤 식을 올렸다. 처음 봤을 땐 예쁘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예쁜 얼굴이 주는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글쓴이는 그 기간이 길어야 몇 달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때부터 얼굴보다 성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내는 작은 일에도 예민했다. 생활 방식도 서로 많이 달랐다. 음식 냄새에 특히 민감해 집에서 요리하는 것을 싫어했다.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와도 옷에 밴 냄새를 힘들어했다. 결국 글쓴이가 저녁을 혼자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오는 날이 늘었다.
부부 사이도 소원해졌다. 신혼 초부터 잠자리 요구는 번번이 거절당했다. 아내는 늘 피곤하다고 했다. 거절이 반복되자 글쓴이는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나중에는 발기부전 증상까지 왔다고 한다. 아내는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뒀다. 경제적 부담이 겹치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도 커졌다.

첫해에는 매일같이 싸웠다. 이듬해에는 아내의 권유로 부부 상담을 받고 치료 센터도 다녔다. 마지막 해에는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를 없는 사람처럼 대했다. 그래도 글쓴이는 끝까지 버텨보려 했다. 자신이 고른 사람이니 책임져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삶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
글쓴이는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일은 이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다만 결혼 전 정작 중요한 것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후회만은 분명하다고 적었다. 가장 끌리는 조건 하나만 보고 사람을 골랐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배우자를 볼 때 여섯 가지를 먼저 확인하겠다고 했다.
첫째는 성격이다. 설레는 사람보다 편안한 사람을 보라고 했다. 결혼은 매일 마주하는 사람을 고르는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감정 기복이 크지 않고 사소한 일에 쉽게 화내지 않는 사람,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한 사람을 권했다.
둘째는 나를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남을 대하는 태도다. 연애할 때 상대에게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래서 식당 직원이나 택시 기사, 마트 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사람의 인성은 자기보다 약한 상대를 대할 때 드러난다는 것이다.
셋째는 부지런함이다. 결혼하면 집안일과 돈 문제, 병원, 가족 문제 같은 사소한 일이 끊이지 않는다. 이때 한 사람만 계속 움직이면 결국 지친다고 했다.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하려는 사람을 만나라고 조언했다.
넷째는 경제관념이다. 얼마를 버느냐보다 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세후 500만원가량을 벌었지만 결혼 3년 동안 모은 돈이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혼 전에 돈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나눴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다섯째는 건강 관리다. 건장한 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을 스스로 챙기는 습관을 말한다. 젊을 때는 대부분 건강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활 습관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섯째는 사랑받고 자란 사람인지 여부다. 그는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사랑을 주는 방법도 아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만 가정환경 하나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라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글쓴이에게는 아내를 만나기 직전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이 있었다. 성격이 좋고 생활이 안정적이며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정리한 여섯 가지에 거의 들어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설레지 않았다. 외모가 이상형과 달랐다는 이유로 그 인연을 놓쳤다. 상대는 호감을 보였지만 거절했다.
이후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더 예뻤고 더 설렜다. 그래서 결혼했다. 그는 3년을 살면서 가끔 그때 그 여성을 떠올렸다고 했다. 이혼 도장을 찍고 나온 날에도 같은 생각이 스쳤다. 다만 그 사람과 결혼했다고 무조건 행복했으리라는 보장은 없었을 거라고 했다. 전 아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이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을 잘못 세웠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결혼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상대가 나에게 얼마나 강하게 끌리는지만 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함께 있을 때 편안한지, 갈등이 생겼을 때 대화가 되는지, 타인을 존중하는지, 돈과 생활 습관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살피라고 했다.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예쁜 사람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가장 오래 함께할 사람을 고르는 일이라는 말도 남겼다.
댓글 반응은 갈렸다. 마음고생이 컸겠다며 위로를 건네고 새 출발을 응원하는 반응이 많았다. 미혼이라면 새겨들을 만한 조언이라는 공감도 이어졌다. 반면 연애를 몇 번 해봤다면 알 만한 내용을 이혼까지 겪고서야 깨달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글이 전 아내에게만 책임을 돌린다는 비판, 상대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았다. 아내가 먼저 부부 상담을 권했다는 대목을 들어 관계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아내에게 있었다고 짚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