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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데뷔 20주년 투어 고양서 개막, 3인조로 건재함 증명
아주경제"내가 말했잖아, 곧 돌아온다고(Well, I said, I would be back)."
전설이 돌아왔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빅뱅(BIGBANG)이 지난 20년의 일대기를 관통하는 밀도 높은 무대로 귀환을 알리며 자신들의 굳건한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다.
빅뱅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0주년 기념 월드 투어 '엑스엑스: 코스모스 인 고양(XX : COSMOS IN GOYANG)'을 개최했다. 오랜 시간 곁을 지켜준 팬덤을 향한 진심을 무대 곳곳에 녹여내며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과 탄탄한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과 함께 걸어온 시간을 되짚었다.
오프닝은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로 막을 올렸다. 은색 비즈와 장식이 수놓아진 새하얀 의상을 입고 등장한 세 멤버는 대규모 인원의 댄서들과 어우러져 첫 무대부터 스타디움의 시선을 모았다. 절제된 화이트 톤 속에서도 각자의 개성을 살린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이어 '핸즈 업(HANDS UP)', '투나잇(TONIGHT)', '블루(BLUE)', '루저(LOSER)', '이프 유(IF YOU)', '배드 보이(BAD BOY)', '베베(BAE BAE)' 등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대표 트랙들이 연이어 연주되며 팬들의 떼창과 함성을 이끌어냈다.
다사다난했던 시간 끝에 5인조에서 3인조로 재편되었으나 무대 위 빈 공간을 느끼기란 어려웠다. 최근 지드래곤의 단독 콘서트 당시 잠시 불거졌던 라이브 논란 등도 빅뱅이라는 완전체로 모이는 순간 자연스럽게 상쇄됐다. 긴 공백이 무색할 만큼 관객과 빈틈없이 호흡하며 마치 제자리로 돌아온 듯한 안정감을 안겼다.
그룹 빅뱅 월드 투어 '코스모스' 사진=YG
지드래곤은 "빅뱅 20주년 투어다. 2006년에 시작해 2026년에 와있다. 코스모스에 오신 여러분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대성은 "오늘 코스모스를 풀 코스로 모시도록 하겠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태양은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 새로운 무대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반갑다"며 "고양종합운동장 규정상 밤 10시에 불을 끈다고 해서 사전에 토크 시간을 30분 줄였지만, 오늘은 마지막 공연인 만큼 여러분의 반응에 따라 더 재밌게 놀 수 있다. 오늘 모든 에너지를 쓸 테니 더 큰 목소리로 따라 불러 달라"고 호응을 유도했다.
대중성을 입증한 히트곡 '하루하루'와 '거짓말' 무대에 이어 멤버들의 음악적 색채를 깊이 있게 담아낸 솔로 무대가 펼쳐졌다.
대성은 '유니버스(Universe)', '날개', '한도초과', '날 봐, 귀순'을 차례로 부르며 보컬리스트로서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태양은 '배드(BAD)', '링가 링가(RINGA LINGA)', '라이브 패스트 다이 슬로우(LIVE FAST DIE SLOW)'로 묵직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지드래곤은 '파워(POWER)'에 이어 '크레용(Crayon)', '삐딱하게(Crooked)'로 거침없는 에너지를 쏟아냈다. 그룹이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서 홀로 무대에 섰을 때도 스타디움 전체를 이끄는 무대 장악력을 보여주며 관객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룹 빅뱅 월드 투어 '코스모스' 대성, 태양, 지디' 사진=YG
멤버들이 세트리스트부터 전체 연출에 직접 참여한 만큼, 무대 구성과 사운드의 질감 역시 정교했다. 어셔, 포스트 말론 등과 호흡을 맞춘 와우 존스를 중심으로 최정상 밴드 세션이 합류해 전곡을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 연주로 풍성하게 채워냈다.
여기에 '2025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연출한 마이크 카슨과 '2012 런던 올림픽 폐막식'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에스 데블린이 의기투합해 힘을 보탰다. 다중 모터 토크 동기화 기술을 접목한 23톤 규모의 이동형 LED는 수십 명의 댄서들과 합을 이루며 광활한 '코스모스'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구현해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 후반부에는 완전체 활동에 대한 진솔한 소회가 이어졌다. 대성이 "20주년 신곡을 내면서 짧고 굵게 웹예능 '핑계고'로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오랜만에 세 명이 뭉쳐서 해봤는데 어땠냐"고 묻자, 객석에서는 단발성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 섞인 탄성이 터져 나왔다. 팬들은 뜨거운 호응과 함께 지드래곤에게 서둘러 신곡을 쓰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단발성 활동으로 마무리 짓기엔 아쉽지 않냐는 물음에 태양은 "신곡 '빅(BiiiG)' 한 곡으로 끝내기엔 아쉽다. 이걸로 끝내면 사이즈로 쳤을 때 XS도, M도 아니다"라며 농담을 던졌고, 지드래곤은 "아시다시피 저희 멤버들은 맘먹고 하면 바로 한다"며 향후 행보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이어 태양은 "8년 8개월 만에 공연을 하게 됐다. 우리가 88년생인데, 팔팔하게 88세까지 공연할 수 있을까"라며 웃어 보인 뒤, "여러분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난 것 같다. 20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고 지난 시간을 반추했다.
이후 무대는 '뱅뱅뱅(BANG BANG BANG)', '스투피드 라이어(STUPID LIAR)', '맨정신',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로 쉴 틈 없이 채워졌다.
이어 팬들의 환호 속에 감각적인 무대 연출이 돋보이는 20주년 신곡 '빅(BiiiG)' 무대가 최초로 공개됐다. 지난 19일 기습 발표된 새 디지털 싱글 '빅(BiiiG)'은 국내 주요 음원 차트와 아이튠즈 송 차트 누적 24개 지역 1위를 석권하며 이들의 성공적인 귀환을 알린 바 있다. 멜론에서는 2026년 발표곡 중 발매 직후 1시간 최다 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톱 100 1위로 직행, 일간 차트 정상까지 꿰차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그룹 빅뱅 월드 투어 '코스모스' 사진=YG
신곡과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 무대가 끝난 후 스타디움에는 팬들의 쉼 없는 앙코르 연호가 울려 퍼졌다.
팬들의 부름에 다시 무대에 오른 빅뱅은 화려함을 덜어낸 편안한 차림으로 앙코르 무대를 꾸몄다.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는 이들의 모습은 20년 전 날것의 에너지를 연상케 했다. 관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며 부른 앙코르곡 '천국', '붉은 노을', '마지막 인사', '필링(FEELING)',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은 공연의 짙은 여운을 완성했다.
이번 고양 공연을 시작으로 빅뱅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친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향후 추가 개최 지역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