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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제명 논란, 여야 적대적 공생과 정치 쇼
최보식의언론
민주당은 제명 촉구 결의안과 징계안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극우'로 공격받을까봐 이진숙이 주최한 5·18 재조명 포럼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고, 일부 당원들은 이진숙 징계를 주장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이진숙 의원이 양쪽에서 포위된 형국이다. 그러나 실제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주당이 정말 이진숙을 제명시키고 싶을까? 민주당에는 이진숙을 공격할 정치적 이유가 충분하다. 제명을 요구하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고 국민의힘을 압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의원직을 박탈하는데 성공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진숙은 그 순간 일개 초선 의원에서 '5·18이라는 좌파가 설정한 성역에 용기있게 맞서다가 의원직을 잃은 정치인’으로 바뀐다. 이진숙의 주장에 동의하느냐와 별개로 보수층에서는 정치적 박해자의 아이콘이 된다.
민주당이 이진숙을 공격할수록 그의 전국적 인지도 역시 올라간다.
민주당이 이진숙을 대통령감이나 보수의 대형 정치인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빠른 방법이 역설적으로 이진숙을 제명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민주당으로는 이진숙을 실제로 제명하는 것보다 계속 제명을 요구하는 상태가 정치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더 애매하다. 이진숙의 주장과 거리를 두는 것과 이진숙을 당에서 쫓아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민의힘이 실제 징계에 나서면 보수 지지층 일부에서는 즉시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다.
“민주당이 제명하라고 하니까 자기 당 의원을 징계하는 것인가?”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이진숙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표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역사 문제에 대한 토론의 자유를 중시하는 지지층까지 잃을 위험이 있다.
그래서 기묘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민주당은 이진숙을 제명하라고 계속 외치는 것이 유리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명 요구에 반대하면서도 이진숙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양쪽이 싸우는 동안 가장 크게 이름을 알리는 사람은 이진숙이다.
정치학적으로 보면 일종의 적대적 공생이다.
민주당에는 공격할 이진숙이 필요하고, 국민의힘에는 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맞설 이진숙이 필요하다. 이진숙에게는 자신을 공격하는 민주당이 필요하다.
그러니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이진숙을 제명할 것인가”가 아니다. 누가 정말 제명이라는 마지막 칼을 휘두를 정치적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이다. 민주당은 제명시키기 싫고, 국민의힘은 징계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것은 제명을 위한 정치라기보다 제명을 소재로 벌이는 '정치 쇼'다. 제명은 구호이고 싸움이 목적이다. 그리고 주목받는 '주연'은 이진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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