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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합작사 이지고 매출 0원 방치 지속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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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 합작법인 이지고 현황. (사진=GPT생성)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카카오페이·델레오코리아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 '이지고'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당초 빠르게 커지는 온라인쇼핑 시장을 겨냥해 플랫폼과 택배망, 물류 IT를 결합한 신규 배송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델레오코리아의 자본잠식으로 투자자산 가치가 훼손된 데다, 각사가 자체적으로 관련 사업을 전개하면서 합작의 실익도 희미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실패로 끝난 물류동맹임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법인을 정리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8년 카카오 플랫폼과 자사 택배망, 델레오코리아의 글로벌 물류 IT 역량을 결합한 이커머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델레오코리아 지분 5.37%를 33억3000만원에 취득했다. 이듬해 5월에는 델레오코리아와 각각 40%, 카카오페이가 20%를 출자해 합작법인 ‘이지고’를 설립했다. 이지고는 카카오페이 기반의 모바일 환경에서 고객 편의성과 운임 경쟁력을 앞세운 국내외 C2C 배송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모바일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당시, 플랫폼의 고객 접점과 택배 인프라, 물류 IT를 한데 묶어 새로운 배송 수요를 선점하려는 시도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델레오코리아와 카카오페이까지 잇달아 손잡은 것은 이커머스 확대로 물류 경쟁의 무게중심이 단순 배송에서 플랫폼·IT와 결합한 서비스로 옮겨가던 흐름과 무관치 않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국 단위 택배망을 갖추고 있었지만 시장 선두 사업자는 아니었던 만큼, 자체 물류 인프라에 델레오코리아의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IT 역량과 카카오페이가 보유한 모바일 고객 접점을 더해 신규 물량과 사업 기회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카카오 측 역시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기반으로 결제 이후 배송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히려는 수요가 있었던 만큼, 세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당초 구상은 제대로 사업화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롯데그룹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이지고는 설립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영업적자 역시 연간 1000만~18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카카오페이 기반의 국내외 C2C(개인 간 거래) 배송사업을 목적으로 출범했지만, 설립 이후 줄곧 별도 매출을 내지 못하면서 독립적인 사업 실체를 갖추지 못한 채 법인만 존속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투자에 이어 이지고 설립까지 함께한 델레오코리아의 경영 사정이 악화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 또한 훼손된 상태다. 델레오코리아는 올 상반기 매출이 3억3500만원에 그친 반면 순손실은 25억원을 기록했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9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1년 중 델레오코리아 지분(9.01%)에 대한 전액 손상차손을 인식하고 지분법 적용을 중단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의 실제 거래액 또한 반기 기준 300만원대에 불과할 만큼 미미하다.

이에 이지고를 둘러싼 3사 협업의 필요성도 무색해졌다. 이지고가 출범할 당시엔 카카오의 플랫폼과 결제 기반 고객 접점,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망, 델레오코리아의 물류 IT를 하나의 법인에 묶는 방식이 새로운 사업모델로 여겨졌지만, 이후 각사가 관련 기능을 자체 사업이나 개별 사업자 간 제휴 형태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합작법인을 거쳐야 할 유인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국내외 이커머스 물류 역량을 자체적으로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주7일 배송을 도입해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높였고, 해외에서는 국제특송(CBE) 조직을 택배(Lastmile) 부문에서 포워딩·인터모달 등을 담당하는 TLS본부 GFS부문으로 옮겼다. 물류 IT와 자동화 분야에서도 자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현재 복수 물류사업자와 직접 연계해 국내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델레오코리아와는 국내외 배송을 별도로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영업활동이 없는 이지고를 게속 유지하는 실익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당초 카카오의 플랫폼과 델레오코리아의 물류 IT를 활용해 국내외 배송사업을 키우려던 구상이 각사의 자체 사업과 개별 제휴로 대체되면서 이지고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전략에서 맡을 역할도 한층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해당 합작법인은 각 관계사 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것으로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사는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새로운 물류 네트워크와 신규 사업 영역에 대한 지속적 발굴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나가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사업 인프라 및 채널을 고도화해 다양한 고객 니즈와 시장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자사의 국내외 배송은 롯데글로벌로지스, 델레오코리아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합작법인 활용의 경우에는 현재 따로 계획돼 있는 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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