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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윙룽 II 무인기 실전 효용성과 생존성 한계
BEMIL 군사세계현대 전장에서 무기체계의 진정한 가치는 제원표에 명시된 비행거리, 체공시간, 탑재중량만으로 판가름 나지 않는다. 동일한 무기체계라도 적의 방공망 수준, 전자전 환경, 지휘통제체계와의 연동성, 합동전력의 지원 여부에 따라 전장에서의 효용성은 크게 달라진다. 적의 능력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군사전략의 출발점이듯, 오늘날 무인기(UAV) 위협을 평가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종합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이 개발한 윙룽(Wing Loong) II는 주목할 만한 연구 대상이다. 정보·감시·정찰(ISR)과 정밀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이 중고도 장기체공(MALE) 무인기는 중국군뿐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미 육군의 위협 평가 자료(ODIN) 역시 윙룽 II를 미국의 MQ-9 리퍼(Reaper)와 동급의 대형 MALE UAV로 분류하며, 다목적 임무 수행 능력을 조명하고 있다 [1].

중국제 MALE 무인기가 확산된 배경
윙룽 계열의 국제적 확산을 단순히 중국 무인기 기술의 절대적 우위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기 수출 정책과 시장 접근성이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중국이 미국의 무장 무인기 수출 통제로 인해 공급이 제한됐던 시장, 특히 중동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고 분석한다 [2].
그러나 최근 시장의 기류는 변화하고 있다. 일부 도입국들은 기존 중국제 UAV의 실제 운용 성과와 단일 공급원 의존에 대한 우려로 인해 튀르키예, 미국, 혹은 자국산 체계 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추세다. 이는 특정 플랫폼의 상업적 성공을 전장에서의 절대적 군사적 효용성과 동일시해서는 안 됨을 시사한다.

(Source: https://www.thestar.com.my/aseanplus/aseanplus-news/2025/08/17/)
저위협 환경과 회색지대(Grey-zone) 작전에서의 효용성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윙룽 II가 지닌 작전적 가치는 유효하다. 적의 지상방공체계가 취약하거나 아군이 제공권을 장악한 대게릴라전(COIN) 및 국경 감시 임무에서는, 장시간 체공하며 ISR과 정밀타격을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MALE 무인기가 유인 전투기보다 비용 대 효과 면에서 우수하다.
특히 전면전 이전 단계인 회색지대 작전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로이터(Reuters) 통신은 2026년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군용 무인기로 추정되는 기체가 영국 타이푼(Typhoon) 전투기 등 타국 항공기의 호출부호를 트랜스폰더로 송신하며 20여 차례 비행한 사례를 보도했으며, 전문가들은 해당 기체를 윙룽 II로 추정했다 [3].
이는 전파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단순한 재밍(Jamming)을 넘어, 허위 식별 정보를 이용한 전자적 기만(Electronic Deception) 행위로 평가된다. 장기체공 무인기가 타격 플랫폼을 넘어 적의 감시망을 혼란시키고 군사적 반응을 시험하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방공 위협 앞에서 드러나는 MALE 무인기의 생존성 한계
반면, 촘촘한 방공망이 가동되는 전장에서 윙룽 II의 취약성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장시간 체공을 위해 스텔스 설계가 배제된 비교적 큰 기체는 상대의 레이더와 지대공 방공체계가 정상 작동하는 환경에서 생존성이 크게 제약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리비아 전문가 패널 보고서(S/2019/914)는 2019년 리비아 내전에서 윙룽 II와 BA-7 공대지 미사일의 실제 운용과 추락 기체를 식별했다 [4]. 또한 예멘 내전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운용하던 다수의 MALE UAV가 후티 반군의 지상발사형 개조 미사일 및 적외선 유도 기반의 요격 체계에 의해 손실된 것으로 보고된다 [2].
이러한 전투 손실 기록은 특정 기종의 결함이라기보다 비스텔스 MALE 무인기가 방공 위협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직면하는 구조적 한계를 나타낸다. 방공망을 회피하기 위해 무인기를 원거리에서 운용하면 생존성은 향상되지만 센서 탐지 범위와 해상도가 저하된다. 즉, 생존성과 ISR 성능 사이에는 피할 수 없는 작전적 상충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Source: https://www.thestar.com.my/aseanplus/aseanplus-news/2025/08/17/)
무인기와 정밀유도무기 확산이 초래하는 새로운 위험
플랫폼의 확산은 무장 확산과 국제적 책임 문제와도 직결된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2025년 수단 내전에서 중국산 GB50A 정밀유도폭탄 잔해를 식별했으며, 이 무장이 윙룽 II 등 특정 플랫폼에서 투발 가능함을 지적했다 [5]. 무인기와 정밀유도무기의 확산, 그리고 위성영상 및 공개출처정보(OSINT) 분석 기술의 발달은 무기 공급 경로와 운용 주체 추적을 용이하게 한다. 이는 원격 무인 타격체계가 보장하던 '정치적 부인(Deniability)'의 공간이 점차 좁아지고 있으며, 도입과 운용이 곧 외교적·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군의 대드론체계 및 전력 기획에 시사하는 점
윙룽 II의 실전 사례는 우리 군의 드론 대응체계(C-UAS) 발전 방향에 몇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위협의 체급에 따라 방어 개념 자체를 나누어 다층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와 의회예산국(CBO)은 소형 무인기(Group 1~3)에 대한 방어를 C-sUAS 영역으로, 윙룽 II급의 대형 MALE 무인기(Group 4~5) 위협을 전통적인 대공방어 영역으로 구분한다 [6][7]. 대형 무인기의 위협은 휴대용 재머나 소형 요격 드론만으로는 무력화되지 않으며, 장거리 3차원 레이더와 전투기, 중·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하나로 엮은 통합방공 및 미사일방어(IAMD) 개념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렇게 위협별로 나뉜 다층 방어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그 아래를 관통하는 통합된 지휘통제망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인기는 센서와 데이터링크, 지상통제소가 하나로 묶인 복합 전투체계이기 때문에, 이를 무력화하는 '무인기 킬체인' 대응 역시 다중 센서를 융합하고 통신·항법을 교란하는 소프트킬(전자전)과 물리적 하드킬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특히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센서와 요격체계가 기존 지휘통제망에 신속히 연동될 수 있도록, 한국형 모듈러 개방형 체계(K-MOSA)와 같은 개방형 아키텍처와 공통 데이터 표준을 미리 적용해두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한국군은 무인체계 획득 단계에서 단일 플랫폼의 성능표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MALE 무인기의 장시간 체공 능력만으로는 고위협 전장에서의 작전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다. 유·무인 복합체계(MUM-T), 전자전기, 방공망 제압 전력(SEAD)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합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하나의 전력으로서 그 가치가 보장된다.
미래의 무인기 경쟁은 더 우수한 '한 대의 무기체계'를 보유하는 싸움이 아니다. 센서와 지휘통제, 전자전, 무인기, 유인전력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경쟁이다. 대드론체계의 발전 방향 역시 궤를 같이한다. 플랫폼 중심의 단편적 대응에서 벗어나, 상호운용성이 보장된 다층적 통합 방어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1] U.S. Army ODIN, "Wing Loong II Chinese Medium-Altitude Long Endurance (MALE) Unmanned Aerial Vehicle," updated 10 November 2025.
[2]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IISS), UAVs: ISR, Deterrence and War, Strategic Dossier, 25 March 2026.
[3] G. Torode, "How China is masking drone flights in potential Taiwan rehearsal," Reuters, 26 February 2026.
[4]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Final report of the Panel of Experts on Libyaestablished pursuant to resolution 1973 (2011), S/2019/914, 2019.
[5] Amnesty International, "Sudan: Advanced Chinese weaponry provided by UAE identified in breach of arms embargo – new investigation," 8 May 2025.
[6] U.S. Department of Defense, Counter-Small Unmanned Aircraft Systems Strategy, January 2021.
[7] U.S. Congressional Budget Office, Options to Counter Small Unmanned Aircraft Systems, July 2026.
필자 김형석은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국방전력학과 교수이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다.
저서로는 하늘의 창과 방패 드론 전쟁의 최전선,
3초의 선택 드론전장 생존매뉴얼, 킬러 드론,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4년 무엇을 남기고 있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