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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 감독, 류준열 1인2역 미스터리 들쥐 연출 소회
맥스무비
김홍선 감독은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들쥐와 문재의 차이를 고민하는 게 가장 컸다. ‘성형까지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있지? 이게 말이 될까?’라는 의문을 품고 연출했다”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답을 찾는 과정에서 핵심이 된 건 류준열의 연기다. 문재와 들쥐라는 두 인물을 그 혼자 연기하지만 김 감독은 기술적인 분할보다 배우가 만들어내는 차이에 무게를 뒀다. 류준열 역시 촬영 현장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가져오며 캐릭터의 간극을 확장했다.
“류준열이 변화의 폭이나 상황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와 대안을 갖고 현장에 왔다. ‘이렇게 하면 어때요?’라고 질문하면서 저와 시너지가 났다. 저도 부족했던 아이디어를 얻었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문재는 스스로 쌓은 성 안에 있는 견고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런 과정에서 미술과 조명도 바뀌었다.”
연출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진짜고 가짜인가를 밝히는 데만 있지 않다. 김 감독은 ‘들쥐’에 대해 “복수극은 아니”라고 선을 긋었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부모의 문제, 꿈, 약물 과다복용, 질투심 등 여러 요소가 겹쳐 한 인간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따라갔다. 문재의 혼란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문재의 문제는 한 가지가 아니다. 근본적인 것은 질투심이다. 여러 가지 요인이 플러스돼 문제의 상황을 겪은 것이다.”

“공황장애를 겪었던 분에게 대표적으로 들은 증상은 벽이 다가와 자신을 누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벽이 다가오는 것 같고, 누가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몸에 힘이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그것을 화면에 표현해보고 싶었다.”
극본을 화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설명보다 흔적을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 범죄물처럼 증거를 하나씩 수집하지 않지만, 인물이 어떻게 현재에 도달했는지 보여주는 파편적인 장면들을 배치했다.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친절하게 제공하지 않는 이유다.
“시청자들이 끝까지 따라오게 하려면 범인을 찾는 게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단서를 주면서 갔다. 이재곤 작가가 엔딩을 정말 잘 쓴다. 엔딩 맛집이다.”

류준열에 대해 “워낙 연기를 잘해서 연출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저희 입장에서는 편했다. 혼자 원맨쇼를 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래서 ‘들쥐’는 1번 보고 지나치는 작품이라기보다 다시 되짚어봤을 때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김 감독은 시청자들에게 디테일을 찾아보길 권한다.
“열린 결말인데 개인적으로는 응징이라고 생각했다. 판단은 알아서 하시되 한 번쯤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가능성을 열어놓고 끝내는 것이 연출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끝까지 보게 됐다는 시청자 반응이 인상 깊었다.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더라. 그런데 심어놓은 단서가 많아서 큰 화면으로 봐야 한다. 여유 있게,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한다. 친절한 드라마는 아니다.”
강렬한 장르에 끌린다는 김홍선 감독의 성향은 ‘들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잔잔한 드라마보다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고 했다.
“쉬는 날에도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그의 답변은 어쩌면 단순하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 ‘들쥐’는 그의 취향이 가장 선명하게 투영된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