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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2척 피격, 한국 해운사 선박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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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밤 잇따라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피격됐다. 이 가운데 1척은 한국 해운사 장금상선(영문명 시노코)이 운영하는 선박으로 파악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해외 매체들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해상보안 분석 업체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피격된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해운사 바흐리가 운영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드르'호와 장금상선이 운영하는 라이베리아 선적의 VLCC '세네갈 프로스퍼리티'호다. 시드르호는 오만 카사브 북동쪽 약 16.6해리 해상에서, 세네갈 프로스퍼리티호는 카사브 동쪽 약 17해리 해상에서 각각 공격을 받았다. 세네갈 프로스퍼리티호는 발사체 3발에 피격됐다. 선체 좌현과 기관실, 밸러스트 탱크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선박 모두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는 항로에 있었다.

두 유조선은 피격 당시 위치를 노출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였다. 각 선박은 앞서 사우디 주아이마 터미널에서 사우디산 원유 약 200만 배럴씩을 실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명 피해나 환경 오염은 보고되지 않았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앞서 유조선 1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중 정체불명의 발사체 3발에 피격됐다고 공지했으나 선박명은 밝히지 않았다. 바흐리와 장금상선은 확인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주장한 세력은 아직 없다. 다만 거의 동시에 벌어진 두 건의 공격은 오만 회랑 일대의 위협 수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상보안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피격은 미국과 이란이 한 달여 만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무력 충돌을 재개한 직후 벌어졌다. 미군은 지난달 30일 호르무즈 해협 내 라라크섬에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로켓 발사대를 타격했다. 미군은 IRGC가 해협에 기뢰를 살포하기 위한 로켓 발사를 준비하던 것을 포착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이 공격으로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임박한 위협을 가하던 IRGC의 기뢰 부설 병력을 상대로 제한적이고 정밀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위협을 만들었고, 미군은 민간 선원과 상업 해운, 세계 교역의 자유로운 흐름을 지키기 위해 그 위협을 제거한 것"이라고 했다.

이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를 완료했다고 선언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보다 경제적 압박에 무게를 싣는 쪽으로 방향을 튼 상황에서 나온 타격이기도 했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에 나섰다. IRGC는 '침략자에 대한 응징'으로 명명한 미사일·드론 복합 작전을 통해 요르단 내 킹후세인 기지와 알아즈라크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알아즈라크 기지에는 미군 항공 자산이 배치돼 있다. IRGC는 이 작전으로 "기술·정비 기반 시설과 적 전투기 배치 지점을 파괴해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호르무즈 해협 사진.

요르단군은 새벽에 영공을 침범한 미사일 8발을 방공 체계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양쪽 기지에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IRGC는 별도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군의 장거리 무인기 MQ-9 리퍼 1대를 미사일로 격추해 페르시아만에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 내 미군 기지도 겨냥했다고 밝혔다. IRGC는 성명에서 "침략과 범죄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슬람공화국의 통제력을 약화시키려는 적의 절박함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모든 공격은 더욱 파괴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미군은 지난 1일 이란을 상대로 다시 군사 공격을 단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미군은 미 동부시간 정오에 IRGC의 표적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은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 선박과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군 장병을 상대로 벌인 공격 시도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IRGC는 성명을 내고 미군의 남부 해안 공습에 맞서 보복 작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IRGC는 신형 방공 체계를 동원해 미군의 MQ-9 드론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또 탄도미사일로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으며, 이란 매체들은 IRGC가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바레인 내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IRGC는 이번 공격으로 미군이 다수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주장에 대한 미군의 입장은 나오지 않았고, IRGC의 발표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로 부설하려 시도하고 이번 주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번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추가로 대응할 경우 "훨씬 더 강하게 타격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이번 충돌은 지난 7월 말 이후 두 나라 사이에서 벌어진 첫 대규모 무력 충돌이다. 미군은 지난달 30일 라라크섬 타격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이 재차 대응에 나서면서 보복과 재보복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일련의 공습으로 국제 유가는 뛰어올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2% 넘게 오르며 배럴당 92달러를 웃돌았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재개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라스타누라에서 선적을 재개하고 입찰을 통해 오만만 경유 화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동안 아람코는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을 피해 홍해 항구 등으로 물량을 최대한 우회시켜 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였으나 이번 공격으로 그 회복세가 다시 위협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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