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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물가 3.1% 상승, 농축산물은 3.5%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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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물가는 오르는데, 밥상 물가는 내렸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가격만 놓고 보면 오히려 3.5% 떨어졌다고 2일 밝혔다. 통신료 기저효과가 전체 지표를 끌어올린 사이, 정작 장바구니 물가는 정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2020년=100)로 전년 동월보다 3.1% 올랐다. 지난 5월 3.1%, 6월 3.2%를 찍은 뒤 7월 2.8%로 내려갔던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복귀한 것이다. 이번 상승은 지난해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보상 차원에서 전체 가입자 요금을 한시적으로 50% 감면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휴대전화료가 26.7% 뛰면서 통신 물가가 16.6% 올라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여파로 전체 물가 상승률이 0.63%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실제 체감 물가 상승률은 2.5% 안팎이라는 게 국가데이터처의 설명이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3.4% 올라 2023년 5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석유류 역시 전체 물가를 밀어올린 요인 중 하나였다. 중동 전쟁 여파로 경유가 19.6%, 등유가 19.7%, 휘발유가 11.5% 올라 석유류 전체로는 14.2% 상승했다. 다만 7월(15.5%)과 비교하면 상승 폭 자체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정부는 유가 급등기에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까지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통신과 석유류라는 두 축이 이번 물가 상승을 사실상 주도한 셈이다.

이런 전체 흐름과 달리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별도로 농축산물 물가만 놓고 보면 오히려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 농축산물은 전년 대비 3.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산물은 6.7% 하락하며 7월(-2.2%)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신선식품지수 역시 6.7% 내리며 밥상 물가 안정에 힘을 보탰다. 전체 물가를 밀어올린 통신·석유류와 달리, 정작 소비자들이 매일 마주하는 장바구니 품목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배추는 26.2%, 토마토는 24.8% 떨어지며 농산물 하락세를 이끌었다.
반면 쌀은 6.2%, 국산 소고기는 3.3%, 계란은 5.2% 올라 여전히 소비자 부담으로 남아 있다. 채소류 전체로 보면 전년보다 9.7% 낮았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폭염 여파로 12.4%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나 기저 상황과 최근 체감 사이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는 모습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값이 2025년산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랐지만, 올해 1월부터 계속 내려가다 지난 7월 2일부터는 20㎏ 기준 6만1000원 수준에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쌀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로 이달 1일 기준 쌀(20㎏) 소비자가격은 6만1238원으로 전월보다 0.48%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69% 높은 수준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이달 말까지였던 쌀·계란 할인 지원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쌀은 20㎏당 6000원, 계란은 전 품목 20%를 할인하는 방식이다. 배추와 토마토 등 가격이 떨어진 품목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안심하지 않고 있다.

지금의 하락세가 산지 농가에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자재 할인 등으로 농가 경영비 부담을 낮추는 한편, 출하 조절과 전용 판매대 운영, 할인행사 등을 통해 가격 회복과 소비 촉진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비자물가 안정과 농가 소득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셈이다.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도,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가 되는 농산물 시장의 딜레마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축산물은 가축전염병에 따른 공급 감소로 최근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지만, 대규모 할인 행사와 생산량 회복에 힘입어 상승 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8월 축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에 그쳐, 5월 6.2%와 7월 4.4%보다 크게 낮아졌다. 불과 석 달 사이 상승률이 4분의 1 수준으로 꺾인 셈이다. 다만 쇠고기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품목으로 남아 있다. 한육우 사육 마릿수와 도축 가능 물량이 줄어든 데다, 미국 등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와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8월 국산 쇠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3.3%, 수입 쇠고기는 7.4% 올랐다. 국내 공급 여건과 해외 수입 여건이 동시에 나빠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생산자단체와 함께 할인 지원을 통해 한우 구매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계란은 가축전염병으로 공급이 줄어 가격이 높게 형성됐지만, 8월 들어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매가격까지 낮아지기까지는 다소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기까지 수입 신선란을 계속 공급하고 납품단가 인하도 함께 추진해 산지가격 안정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전년 대비 1.5%, 2.7% 올랐다. 가공식품만 놓고 보면 7월 1.0%에서 8월 1.5%로 상승 폭이 0.5%포인트 확대됐는데, 빵과 스낵과자, 국수 등의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중동 전쟁 이후 원재료와 포장재, 유류비, 환율 상승 등 생산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일부 가공식품 업체가 출고가를 올렸지만, 원재료 구매 부담을 덜어주는 세제·자금 지원 등을 통해 상승 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가격 인상 품목과 폭을 최소화하고 인상 시기를 분산하는 한편, 할인·판촉 행사를 확대해 소비자물가 부담을 낮추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생활물가지수 역시 전년 대비 3.2% 올랐는데, 이 가운데 식품은 0.8% 상승에 그친 반면 식품 이외 품목은 4.8% 뛰어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최근 농축산물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추석 명절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수급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가격 불안 요인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풍성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을 통해 먹거리 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전체 물가와 농축산물 물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이번 8월 지표는, 통계 하나만으로 체감 물가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새삼 보여준다. 통신료 기저효과라는 일시적 요인이 전체 지수를 밀어올리는 동안, 정작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먹거리 물가는 정부의 할인 지원과 출하량 회복에 힘입어 진정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다만 쌀과 쇠고기, 계란처럼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는 품목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들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부의 성수품 수급 관리가 이번 명절 물가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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