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나는 아니지만 동아일보 ‘Car리나’입니다. 죄송합니다. 이 차 보여드리고 싶어서 코너명으로 ‘어그로(관심과 분란을 조장한다는 뜻의 신조어)’ 좀 끌어봤습니다. ‘배워가는 운전’에 재미 들린 초보의 입장에서, 앞으로 ‘좋은 건 좋다, 안 좋은 건 안 좋다’를 가감 없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최원영 기자의 ‘드라이버 프로필’ • 2종 보통 운전면허 취득 만 1년 차 • 평행주차 가능 만 2개월 차 • 스피드웨이 등 국내외 서킷 경험 3회 • 해외 도로 운전 경험 1회(독일)
Car리나가 첫 번째로 파헤칠 시승차는
제네시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입니다. 고층 주상복합에 사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외국계 기업 여성 상무가 제한 속도 직전의 시속으로 몰고 다닐 듯한 이미지랄까요. 적당한 차체 크기와 세련된 디자인 덕에 성공한 여성들이 탈 것만 같은 GV70. 자동차에 문외한인 제 주변 무면허 여성들조차 “그 여자 선배가 타는 엄청 예쁜 차” 등으로 존재를 알고 있는 모델입니다. 최근 3일간 도심 출퇴근길에 이 차를 몰며 저도 커리어우먼 체험을 해봤습니다.
● 군더더기 없는 내부…다이얼은 ‘굳이’제공된 2026년형 시승차의 외장 색상은 강렬한 ‘마우나 레드’. 버건디색보다는 채도가 높아 마치 햇고추장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제네시스 특유의 다이아몬드 모양 이중 그물망 형태 그릴은 역시 세련됐습니다. 차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막 모래와 황토 등을 섞은 듯한 빛깔의 ‘하바나 브라운’ 색상의 가죽으로 마감된 내부가 펼쳐졌습니다. 가죽은 광이 아주 조금 도는 편입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하나로 합친 27인치의 기다란 디스플레이가 군더더기 없는 1열 분위기를 완성합니다.센터 콘솔에는 기어 말고도 또 다른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를 직접 터치하지 않고 메뉴를 조작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다만 자주 쓰진 않을 요소라 없어도 무방해 보였습니다.● 부드럽게 굴러가고 고속안정성 탁월GV70이 굴러가는 승차감은 부드럽습니다. 핸들도 두꺼운 겉모습과 달리 상당히 가볍게 돌아가는 편입니다. 가속과 제동 성능은 무난합니다. 주행 시 차체의 안정성이 탁월한 편입니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시속 90km가량으로 달리는 와중 옆으로 버스가 지나가도 차가 별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안정적인 코너링도 시속 60km에서까지는 거뜬합니다.이런 차급 정도 타주면 약육강식의 대한민국 도로에서 떵떵거리며 다닐 수 있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심야 시간대 일부 차량들의 ‘칼치기’(급속한 차선 변경)는 GV70 정도로는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제네시스가 올해 4분기(10∼12월) 내놓을 ‘국산 럭셔리의 끝판왕’ 대형 SUV GV90 정도는 돼야 안전할 것 같습니다.운전석 외 또 다른 좌석은 평이 어땠을까요. 시승 기간 중 하루는 출입처 행사 후 심야 귀갓길에 자동차 업계 출입 타사 동료 기자들의 ‘일일 택시 기사’로 데뷔해 봤습니다. 손님은 모두 거구의 남성들. 182cm의 통신사 기자가 조수석에, 188cm의 경제지 기자가 뒷좌석에 탔습니다. 조수석에선 “공간이 넉넉해 의전 받는 것 같다”는 평이 나왔지만, 뒷좌석 탑승자는 “시트를 뒤로 젖히지 않은 상태에선 레그룸이 다소 좁다”고 말했습니다.공통적으로 호평 받은 건 음향입니다. 옵션으로 탑재된 뱅앤올룹슨 스피커 덕분입니다. 음악 감상을 위해 차를 찾을 정도는 아니지만, ‘달리는 나만의 노래방’ 드라이브에는 차고 넘치는 중상급의 음향입니다.이날 손님들을 산 채로 귀가시키는 특명은 GV70에 탑재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덕에 좀 더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강변북로 등에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요긴하게 썼습니다.
● 장거리족엔 ‘개방감’ 선루프 추천제가 가장 만족한 옵션은 선루프였습니다. 선루프 버튼을 한 번 누르면 투명한 창문이 나오고, 한 번 더 누르면 천장이 완전히 개방됩니다. 전자의 모드로 운전하니 실내 냉방 온도는 유지하면서도 한층 개방감이 있어져 긴 이동 시간에도 덜 답답했습니다. SUV 특성상 시야 확보는 원래도 잘 되지만, 차체 높이가 아주 높진 않은 모델인 만큼 개방감을 원하는 분들에겐 선루프 옵션 추가를 추천합니다.연비는 국내 정유업계 매출에 다소 도움이 될 정도입니다. 정체 구간이 있는 오전 출근길 시간대엔 L당 약 5~6km, 오후 11시 이후 심야 시간대엔 L당 약 8~9km가 나왔습니다. “예쁘고 잘 나가니 연비는 못 본 척한다”던 한 GV70 차주 선배의 뜻이 실감 났습니다. 이 같은 신형 GV70의 판매가는 5473만 원부터입니다. 이 차,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궁금한 차가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차도 베스트셀러도 좋습니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와 부품업계를 출입하는 최원영 기자가 구석구석 ‘Car리나’ 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