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읽음
부안 위도 주민 삶의 질 높이는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서비스
IT조선
0
“그거 안 나오면 숨 넘어가요. 정말.”

전북 부안군 위도면에서 20년째 살아온 이진홍(75) 마을 소장의 말이다. 주민들은 TV가 말썽을 부리면 가장 먼저 이 소장을 찾는다. 어르신들이 매일 보던 드라마를 놓치는 날이면 그의 전화기에 불이 난다.

1일 오후 찾은 위도는 격포항에서 배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주민 1079명이 770여가구를 이루고 산다. 이곳에서 방송이 끊기는 것은 단순한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은 뉴스와 일기예보로 바깥세상 소식을 접한다. 드라마 한 편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한다.

항구 주변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산간 지형에 가로막힌 반대편 마을들은 지상파 방송 신호는 물론 라디오 주파수조차 잡히지 않는다. 뉴스와 일기예보, 드라마를 끊김없이 보려면 위성방송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위도에는 2013년 무렵 KT스카이라이프가 들어왔다. 실제 위도 내 스카이라이프 방송 가입자는 994명으로, 전체 가구 수 대비 TV 침투율이 129%에 달한다.
이날 항구에서 마을회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집집마다 세워진 하얀색 위성 안테나가 눈에 띄었다. 논밭 사이 외딴집도, 언덕 위 펜션도 대부분 지붕이나 벽면에 접시 안테나를 달고 있었다.

마을회관에선 노후 안테나 교체 작업이 진행됐다. 20년째 부안 일대에서 KT스카이라이프 설치·AS 업무를 맡아온 이순만(51) 설치팀장은 한 달에 일주일가량 도서지역을 찾는다. 연간 방문 횟수는 84회에 이른다.

고장이 나서 출동하는 것뿐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 정기적으로 안테나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보수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해풍 탓에 부식이 빨라 도서지역 안테나 교체 주기는 육지보다 짧은 편이다.
안테나 교체는 20분가량 걸렸다. 방향을 정확히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 이 팀장은 “안테나가 위성 신호를 받으면 LNB가 미약한 신호를 증폭하고 셋톱박스가 처리할 수 있는 주파수로 변환한다”며 “LNB가 고장 나면 셋톱박스도 방송 신호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 뜨는 방향인 동남쪽에 안테나를 맞추는데, 손을 떼는 순간 미세하게 틀어질 만큼 예민한 작업이었다. 그는 “바람 때문에 방향이 자주 틀어진다”며 “이를 막는 것이 현장 기사의 노하우다”라고 말했다.

위성방송도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빗방울이 위성 신호를 흡수하거나 산란시키는 ‘레인 페이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신호가 약해지면서 화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방송이 일시적으로 끊길 수 있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기존 지상파 안테나보다 기상 변화에 따른 수신 장애가 적다고 설명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고장 복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풍으로 안테나 방향이 틀어지면 간단한 조작법을 익힌 주민이 먼저 손을 본다.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장이 발생하면 배가 운항할 때까지 설치기사를 기다려야 한다.

1989년 위도에 정착한 강대식(71) 위도면 이장은 위성방송이 주민들의 삶을 바꿨다고 말했다. 강 이장이 처음 위도에 왔을 때는 흑백TV를 보는 가구가 남아 있었다. 이후 사용한 이른바 ‘잠자리 안테나’는 방향이 조금만 틀어져도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강 이장은 “위성방송이 들어오면서 삶의 질이 달라졌다”며 “일기예보부터 생활에 필요한 정보까지 접할 수 있어 살기 편해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연 노후로 인한 안테나 교체·보수 비용은 별도 청구 없이 KT스카이라이프가 부담한다. 주민이 내는 요금 자체는 육지와 동일하지만, 장기 가입자가 많은 섬 특성상 실질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서 수익화가 어렵더라도 도서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최근 출시한 IPTV는 AS나 별도 장비가 필요 없어 도심 지역에서 월 2만대 이상 팔리는 효자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이 잘 갖춰진 도심에서는 위성방송과 IPTV 투트랙 전략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