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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이름표만 바뀌는 청년적금, 이제 통합 플랫폼으로 가자
데일리안획일적 연령 기준과 ·비례식 매칭, 저소득 청년 배제하는 역진적 구조 초래
정권과 무관한 통합 플랫폼으로 생애주기별 트랙 구분, 저소득 매칭 강화해야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2022),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2023),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2026년 6월 출시한 '청년미래적금'까지, 불과 4년 사이 세 번째 정책 상품이 청년들 앞에 놓였다.
이름은 매번 새롭지만, 뜯어보면 구조는 거의 판박이다.
만 19~34세라는 연령 상한, 월 40만~70만원 수준의 납입 한도, 그리고 정부가 6~12% 안팎의 기여금을 얹어주는 방식이 반복될 뿐이다.
문제는 상품의 이름값이 실제 청년의 목돈 마련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해당 상품들의 중도해지율은 약 25~37% 수준에 달한다.
대체로 청년 세 명 중 한 명이 상품을 중도에 포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정권 교체와 함께 태어난 청년 금융상품이 '이름표 정치'로 소진되고, 정작 청년의 자산은 쌓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중도해지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저소득 청년일수록 상품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다.
여유 있는 청년은 자산을 쌓고, 정작 정책이 겨냥한 저소득 청년은 중간에 포기하는 '유지율 양극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또 '만 19~34세'라는 획일적 연령 기준은 청년 내부의 이질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사회 초년기, 20대 후반의 경력 형성기, 30대 초반의 결혼·주거 준비기는 소득 수준, 지출 구조, 자산 목표가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세가지 상품 모두 동일한 상한과 매칭률을 적용한다.
청년기본법상 '청년' 정의를 그대로 따온 관성적 설계로 생애주기와 무관하게 하나의 상품을 강요하는 셈이다.
정부 매칭 비율도 저소득 청년에게 두텁지 못하다.
청년미래적금의 우대형 매칭률 12%는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월 10만원을 납입하는 청년에게 붙는 정부 기여금은 월 1만 2000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세가지 상품 모두 가입자 납입액에 비례하는 매칭 방식이어서, 여유가 있을수록 지원금이 커지는 역진적 구조다.
영국의 '라이프타임 ISA(LISA)'는 만 18~39세가 연간 최대 4000파운드(약 800만원)까지 저축하면 정부가 납입액의 25%를 보너스로 얹어준다.
800만원을 넣으면 정부가 200만원을 추가하는 구조로, 주택 구입 또는 은퇴 자금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 목적성이 뚜렷하다.
대상 연령이 40세 가까이 확장돼 있고, 매칭률(25%)도 청년미래적금의 두 배 이상이다.
미국 코네티컷주는 저소득층 가구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주 정부가 3200달러를 종잣돈으로 대신 투자하고, 18~30세가 됐을 때 최대 2만4000달러로 불어난 자금을 학자금·주택 자금으로 쓸 수 있게 한다.
독일은 2026년부터 '조기 출발 연금(Frühstartrente)' 제도를 도입해 만 6세부터 18세까지 아동에게 매월 10유로의 공적 기여금을 자본시장 연동 개인 투자 계좌에 적립하고, 은퇴 시점까지 인출을 제한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들 제도의 공통점은 세 가지다. 지원 시점을 청년기 이전(출생·아동기)까지 앞당겨 복리 효과를 활용하고, 저소득층에는 별도의 강한 매칭 트랙을 얹어 역진성을 상쇄하며, 자금 용도를 주택·교육·은퇴 등으로 특정해 중도해지 유인을 줄인다.
이제 우리도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유지되는 '청년 자산형성 통합 플랫폼'을 만들 때가 됐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기존 청년지원 상품을 하나의 우산 아래 통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청년희망적금,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 이재명 정부의 청년미래적금을 '한국형 라이프타임 자산계좌'라는 단일 플랫폼으로 묶고, 그 안에서 상품 옵션을 세분화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정권 교체 때마다 신규 상품을 설계하느라 드는 비용과 청년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연령 구간을 세 트랙으로 나눠 생애주기 맞춤형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19~24세는 학자금·초기 취업 준비형, 25~29세는 결혼·주거 준비형, 30~39세는 주택·창업 자금형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셋째, 저소득 청년에 대한 정부 매칭 비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총급여 3600만원 이하의 우대형 청년에 대해 현행 12%인 매칭률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월 10만원 이하 소액 납입자에게는 '기본 인센티브'로 정액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청년 자산형성 정책은 다음 정권이 오면 사라질 '상품'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 축적되는 제도가 돼야 한다.
정권마다 새 이름표를 다는 대신, 저소득 청년에게 두터운 매칭을, 생애주기별로 다른 트랙을, 그리고 청년 이전 세대에게 자산의 씨앗을 심는 통합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한다.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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