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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관,한은 금 매수 재개,ETF 자금 유입세
조선비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도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줄였던 금 보유량을 다시 늘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한국은행까지 13년 만에 금 투자에 나서면서 금 수요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금 가격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다시 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최근 총 27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대형 운용사들을 취재한 결과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Amundi)를 비롯해 픽테(Pictet), 로베코(Robeco),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등이 올해 초 줄였던 금 포지션을 다시 늘리거나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문디의 펀드매니저들은 금 가격이 연말까지 온스당 5000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매수 포지션을 구축했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와 높은 실질금리가 금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 위험과 달러 자산에 대한 분산 수요, 중앙은행의 금 매입 등이 장기적으로 금값을 지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올해 1월 말 5586 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7월 4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8월 들어 4700선을 터치한 뒤 이달에는 4300~4500선에서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어서 통상 금리가 오르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실질금리가 상승할수록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관들이 가격 조정기에 다시 금을 사들이는 것은 단기적인 금리 변수보다 지정학적 위험과 외환보유액 다변화 등 구조적인 수요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 금 ETF의 순자산 규모도 지난 7월 말 이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금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7월 31일 3조8441억원에서 8월 25일 4조2995억원으로 늘었다가, 이달 10일에는 3조9869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순자산총액도 1조1573억원에서 1조2857억원까지 증가한 뒤 1조187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골드선물(H)’ 순자산은 같은 기간 3276억원, 3726억원, 3736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KODEX 금액티브’는 7월 31일 1477억원에서 8월 25일 1661억원까지 늘었다가 이달 10일 162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은도 금 시장의 주요 수요처로 부상했다. 한은은 올해 2분기 미국 금 ETF인 ‘SPDR Gold Trust(GLD)’를 신규 편입했다. 2분기 말 기준 보유 규모는 67만9765주로 평가액은 약 2억5041만달러, 당시 환율 기준 약 3500억원에 달한다. 한은이 금 ETF를 보유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중심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고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을 활용하려는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부과 등을 계기로 비(非)서방 중앙은행들의 중장기 외환보유고 다변화 수요가 건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저가 매수가 이어지며 금 가격의 견고한 하단 지지선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값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수급 가운데 북미 지역 ETF 자금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실질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원은 “금 상승세를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것은 긴축 여건과 금융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미 ETF 자금”이라며 “미 연준의 긴축 우려나 높은 금리 여건에서는 ETF 자금 유출로 금의 가격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