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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 1위 K뷰티, 중소 브랜드 중심 성장
아주경제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화장품 수출은 69억 9700만달러(약 9조 413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7.2%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은 2024년부터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에는 13억 5100만달러(약 1조 8175억원), 8월에는 13억 1200만달러(약 1조 7650억원)를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37.8%, 52.1%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최근 몇년 새 해외 주력 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중국 중심이던 수출 구조가 미국과 유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의 중국 비중은 2023년 32.8%에서 2024년 24.5%, 2025년 17.7%까지 낮아졌다. 사드(THAAD) 배치 후 한한령, 따이궁(보따리상) 규제 등을 거치며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수출 비중은 2023년 14.1%에서 2024년 18.7%로 높아지더니 2025년에는 19.1%를 기록하며 중국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수출액 규모는 지난해 기준 미국이 21억8419만달러, 중국은 20억1841만달러으로 집계됐다. 폴란드도 떠오르는 신흥 시장이다. K뷰티의 폴란드 수출액은 2023년만 해도 약 5000만달러에 그쳤으나 2024년 1억3000만달러, 2025년에는 2억8000만달러로 세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수출 상위 9위에 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대상국이 과거 중국에 집중됐지만 지금은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국이 다변화됐다"며 "중국은 화장품 규정이 전면 개정되면서 요구 자료와 비용 부담이 커졌고, 같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다면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변화와 함께 산업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 K뷰티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연구·생산·유통을 모두 담당하는 수직계열화 모델이 중심이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해 생산한 제품을 자체 브랜드샵을 비롯해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브랜드와 제조, 유통이 역할을 나누는 산업 생태계가 성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는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은 생산을 맡는다. 올리브영 등 유통기업은 여러 브랜드를 플랫폼과 현지 유통망으로 연결한다. 대규모 조직 없이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대기업 중심이던 성장 구조는 인디 브랜드까지 참여하는 생태계로 확대됐다. 특정 기업이 아닌, 산업 전반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도 산업 기반 확대에 나섰다. 식약처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GCORAS·지코라스)를 출범시켜 아세안, 중동, 중남미 등 12개국 15개 기관과 국가별 규제체계·정책을 공유하고 있다. 화장품 안전성평가와 제조·품질관리기준(GMP), 할랄 인증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 맞춰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K브랜드 자체에 대한 인지도와 국가 이미지가 높아져 해외 소비자들이 제품을 접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늘었다"며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 등으로도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