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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공보의 급감, 복무기간 단축 등 제도 개선 시급
데일리안의료취약지·군 의료 인력 공백 우려도 커져
개인의 사명감 아닌 지속 가능한 제도 고민해야

최근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의 복무기간을 취재하다 문득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아직도 3년씩 묶여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군의관과 공보의는 의사 면허를 가진 병역의무자가 각각 군 의료현장과 보건소·보건지소 등 의료취약지역에서 복무하며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제도다.
복무기간은 모두 36개월로 현역병 18개월의 두 배다. 군사교육 기간까지 치면 국가에 묶이는 시간은 더 많다. 의대 졸업 후에도 긴 수련 과정이 남아 있는 젊은 의사들에게 이 차이는 단순히 달력 몇 장을 더 넘기는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수련과 경력의 시작도 늦어진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후자를 택한다. 의과 공보의는 2010년 3363명에서 지난해 945명으로 줄었고, 군의관·공보의 대신 현역병을 택하는 의대생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군의관·공보의를 희망하지 않는 이유로 97.9%가 현역병보다 긴 복무기간을 꼽았다.
최근 의협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만난 현직 공보의들은 복무기간 단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본인들 좋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미 복무 중인 그들은 당장 내일 제도가 바뀌어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의 희박하다. 그럼에도 목소리를 높인 건, 이대로라면 군의관과 공보의를 택하는 후배들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장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제도를 이대로 두면 큰일 난다는 ‘경고’에 가까웠다.
인력 감소의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으로 돌아간다. 공보의가 줄면 민간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섬과 농어촌이 먼저 영향을 받고, 군의관 부족은 군 의료의 부담을 키운다. 결국 병역을 앞둔 한 사람의 한 사람의 선택이 쌓여 지역과 군 의료의 문제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명감이 부족하다'고? 의료취약지 주민이나 군인 건강을 지키든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든 병역 의무를 다하는 것은 동일하다. 어느 쪽이든 개인의 선택이다. 문제는 선택지 중 한쪽을 극단적으로 불리하게 놔둔 제도다. 언제까지 개인의 희생과 소명의식 타령만 하며 현역병의 두 배에 달하는 기간을 묶여있어 달라 질척댈 것인가.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의사 아들이 없는 게 어찌 보면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웃음이 나왔지만 가볍게 흘려듣기는 어려웠다. 남에게는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내 가족에게 선뜻 권하기 어렵다면, 개인의 책임을 묻기에 앞서 제도의 조건부터 살펴볼 일이다.
대통령도 이 문제를 두고 "이대로면 아무도 안 간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정부의 수장이 문제를 알고 있는데 담당 부처에서 "군의관·공보의로 가지 않느냐" 타령을 하는 게 말이 되는가. '자발적으로 가도록' 제도를 뜯어 고치면 된다. 지역과 군에 필요한 것은 ‘36개월’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자리를 지킬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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