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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히트펌프 제주 2460가구 보급, 탄소 감축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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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제주 제주시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실에서 삼성전자 관계자가 히트펌프 시스템의 작동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200ℓ 규모 온수탱크.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공동취재단

"지금 온수 온도는 46.5도 정도입니다."

14일 제주 제주시 도남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실. 삼성전자 관계자가 벽면에 설치된 제어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제어기에는 집 안을 오가는 물의 흐름과 온도, 에어컨 작동 상태가 표시됐다. 옆에는 200ℓ 규모 온수탱크와 난방용 축열조가 있었고 천장과 벽면을 따라 붉은색과 파란색 보온재로 감싼 배관이 이어졌다.

집 밖에 놓인 히트펌프 실외기 한 대가 냉방과 바닥 난방, 온수 공급을 모두 담당한다. 여름에는 냉방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물을 데우고 겨울에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끌어와 난방수를 만든다. 기름이나 가스를 태우지 않고 전기로 냉난방과 급탕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 주택에는 삼성전자의 냉난방·급탕 통합형 히트펌프인 '에코히팅시스템(EHS) 올인원'이 설치됐다. 정부 보급사업에는 냉방 기능 없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히트펌프 보일러가 활용된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열을 직접 만드는 전열기와 달리 외부 공기의 열을 끌어와 난방수와 온수를 데운다. 투입한 전력보다 많은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이유다.

이 같은 히트펌프의 주택 보급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와 제주도는 지난 4월부터 총사업비 344억4000만원 규모의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말까지 제주지역 2460가구에 공기열 히트펌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3㎾ 이상 태양광 설비를 갖춘 단독·연립주택이다. 20㎾ 미만 히트펌프와 축열조, 가상발전소(VPP) 설비 등을 설치한다. 가구당 최대 사업비 1400만원 가운데 국비와 도비로 70%인 980만원을 지원하고 주민이 420만원을 부담한다.

수요도 높다. 상반기 물량 1042가구 모집에 두 배가 넘는 2507가구가 신청했다. 하반기에는 1418가구에 추가로 보급해 연내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제주도가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 나선 것은 난방 부문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완화할 수 있어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전력수요나 전력망 수용 능력을 넘어설 때 히트펌프를 가동해 물을 데우고, 이를 축열조에 저장했다가 난방이나 온수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남는 전력을 열에너지로 바꿔 저장하는 셈이다.

VPP 설비를 통해 여러 가구의 히트펌프를 묶어 관리하면 전력이 남을 때 사용을 늘리고 수요가 몰릴 때는 줄일 수 있다. 히트펌프 설치로 줄인 온실가스를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아 탄소배출권으로 판매하는 수익모델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전국적인 확산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아 있다. 현재 사업은 태양광 설비를 갖춘 단독·연립주택에 한정된다. 온수탱크와 축열조, 배관을 설치할 공간이 필요해 기존 아파트에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주택의 단열 수준과 외부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 겨울철 성능과 실제 비용 절감 효과도 확인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발전 시간대에 히트펌프 사용을 유도하면서 가구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전기요금제를 마련하는 일도 과제다. 제주도는 히트펌프 특성을 반영한 요금제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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