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읽음
일본은행 금리 1.25% 인상, 31년 만에 최고치
아주경제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인 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의 유도 목표를 기존 1.0%에서 1.25%로 올리기로 했다. 정책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대체로 6개월 간격으로 금리를 올려왔지만, 이번에는 인상 간격을 3개월로 단축했다.
일본은행은 성명문에서 중동 정세 긴장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확대, 엔화 약세를 물가 상방 위험으로 꼽았다. 특히 기업 간 거래에서 나타난 가격 상승 압력이 소비자 가격으로 파급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회의에서는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이번에는 실제 파급이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일본은행은 기업들의 임금·가격 인상 움직임과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을 감안할 때 물가 상승률이 목표인 2%를 웃돌 위험이 있다고 봤다. 현재 금융환경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경제·물가·금융 상황에 따라 계속 정책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상 방침도 재확인했다.
다만 아사다 도이치로 심의위원과 사토 아야노 심의위원은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다. 아사다 위원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를 밑돌고 경제 상황도 반드시 강하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사토 위원은 경제·물가 상황이 크게 가속하지 않은 만큼 현시점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두 위원은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임명한 인사로 금리 인상에 신중한 비둘기파로 꼽힌다.
이날 회의에는 그동안 성급한 금리 인상을 견제해 온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상도 참석했다.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오히려 약세를 보이며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57엔대까지 올랐다.
미·일 양국 정부는 지난 7월 말 엔·달러 환율이 164엔에 육박하자 엔화 매수 협조개입에 나섰다. 이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엔화의 큰 폭 저평가에 대응하려는 일본의 단호한 시장·금융정책 조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미 행정부의 금리 인상 재촉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았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최근 잇따라 금리를 올린 점도 일본은행의 정책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6일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0일 6월 이후 다시 금리를 올렸다.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일본과의 금리 차가 확대되면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일본은행의 이번 인상 결정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경기와 물가를 자극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중립금리를 1.1~2.5%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25%로 오르면서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하단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경기와 금융환경 변화를 한층 신중히 살펴야 하는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고 짚었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