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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 취재 제한에 신문사 차려라, 외교부 여권법 논란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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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권법이 프리랜서 언론인의 분쟁 취재를 막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외교부가 ‘인터넷 신문사를 차리면 된다’고 답변하는 등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한겨레는 지난 16일 「분쟁지역 취재 옥죄는 ‘여권법’ 프리랜서 기자엔 더 가혹했다」 기사에서 “세계의 분쟁 지역에선 꺾이지 않는 저널리즘 정신으로 진실을 알리는 결과물들이 탄생하고 있지만, 한국 언론계에선 점점 이런 보도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분쟁 지역 취재에 나섰다가 도리어 범죄자로 몰릴 수 있는 법적 환경이 20년 가까이 위축 효과를 조장해왔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이라크 김선일 씨 피랍·살해 사건’과 2007년 ‘아프가니스탄 샘물교회 사태’를 거치면서 국회가 여권법을 개정해 여행금지제도가 생겼다. 그리고 프리랜서 언론인 장진영 작가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취재에 나선 뒤 허가 없이 여행금지국가를 다녀왔다며 여권법 위반으로 기소돼 벌금 500만 원 선고를 받았다.

한겨레는 “여행금지 국가를 취재하려면 외교부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하며, 방문 지역과 기간도 정해진 대로 따라야 한다”고 전한 뒤 “이러한 ‘취재 허가제’는 소속이 없는 독립 언론인에게 더 가혹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신청 요건인 재직증명서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프리랜서 언론인들이 분쟁지역 취재를 주도하는 국제 흐름에 역행”하며 “헌법상 언론 자유의 주체를 언론기업으로 한정한다는 점에서 평등권 침해”라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자 외교부는 지난 18일 설명 자료를 내고 “정부는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여권정책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최근 4년간 연평균 50여 명의 언론인이 여행금지 국가·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가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겨레 기사에서 여권법상 여행금지 국가 취재 시 ‘취재 허가제’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여권법 제17조에 따른 여권의 사용 제한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이 아니라, 전쟁 내란 테러 감염병 등 위험지역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이어 “한겨레 기사 중 독립 언론인은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신청 요건인 재직증명서를 제출할 수 없으므로 취재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고 있다는 내용과 관련, 독립 언론인도 신문법에 따른 인터넷 신문 사업 등록 등의 절차를 거쳐 재직증명서를 제출할 경우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신청이 가능하며, 실제로 독립 언론인에 대해 허가를 부여한 사례도 있다”고 해명했다. 위험지역 취재를 하려면 언론사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한 뒤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으라는 것으로, 사실상 ‘취재 허가제’로 기능하는 여권법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우회로만 제시하는 것이어서 정부부처 공식 입장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가능해 보인다.

외교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11일 전 급격한 현지 상황 악화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한 이후, 언론사의 취재 수요 등을 고려해 여권법 시행령에 따라 ‘공공이익을 위한 취재나 보도를 위한 경우’ 예외적 여권 사용을 허가해 오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러한 허가 과정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언론개혁시민연대는 “해외 주요국은 분쟁지역 취재를 사전 허가제로 막지 않고, 언론인의 안전한 취재를 지원·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서 여권법으로 인해 “국민은 한국 언론의 현지 취재 대신 외신을 통해 전쟁을 접하게 되고, 이는 알 권리 침해로 이어진다. 특히 제도권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 기자·독립PD·사진작가는 예외 적용조차 받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장진영씨 사건을 계기로 언론계에서 여권법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외교부로서는 좀 더 진전된 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씨는 벌금형 선고 이후 여권법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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