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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서클 지분 인수, USDC 협력 5년 연장
위키트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1억달러(약 1,386억원, 1달러 1,386원 기준) 규모 신주를 발행했다. 두 회사는 동시에 기존 USDC 홍보 계약을 5년 만기로 대폭 확장했다. 서클이 9월17일(현지시각) 마감한 비공개 지분 매각과 상업 계약 개편 내용은 화요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8-K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계약으로 바이낸스는 USDC를 유통하는 발행사의 주주가 되는 동시에, 그 발행사로부터 매달 인센티브를 받는 이중 지위를 갖게 됐다.
서클은 바이낸스에 클래스A 보통주 123만7,011주를 주당 80.84달러에 발행했다. 언체인드 크립토에 따르면 이 가격은 9월17일 종가 85.09달러보다 약 5% 낮은 수준으로, 서클은 거래 마감 전 시장가 대비 할인된 가격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이 주식을 최대 2년간 매도·양도·담보 설정·헤지할 수 없다. 다만 바이낸스가 특정 조건에서 상업 계약을 조기 종료하면 그보다 앞서 락업이 풀릴 수 있다. 계열사 간 이전, 이사회 승인을 받은 인수합병, 법에 따른 처분 등은 예외로 인정된다. 락업 기간에도 바이낸스는 해당 지분의 의결권은 그대로 유지한다.
디크립트와 언체인드 크립토 보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서클 주가(CRCL)는 9월21일 94.49달러로 마감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바이낸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1억1,690만달러로, 매입가보다 약 1,690만달러 높다. 다만 락업이 걸려 있어 실현할 수 없는 장부상 이익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화요일 프리마켓에서 CRCL이 추가로 1.3%대 상승했다고 전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CRCL은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약 34% 하락한 상태로, 같은 기간 16.5% 오른 S&P500 지수와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번 5년 계약은 두 회사가 2024년 11월과 2025년 8월에 각각 맺었던 계약을 대체하는 세 번째 버전이다. 첫 계약은 2024년 12월 아부다비 금융주간에서 공개됐는데, 당시 바이낸스는 USDC를 자사 모든 상품에 도입하고 법인 재무자산으로도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서클 상장 설명서에 따르면 이 계약으로 바이낸스는 서클의 스테이블코인 수익분배 구조에 참여한 첫 외부 파트너가 됐고, 서클은 최소 보유 요건을 조건으로 6,025만달러의 일회성 선지급금과 USDC 보유량에 연동한 월별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 중 재무자산 보유 관련 조항은 2년 만기였다.
2025년 8월 맺은 두 번째 계약은 서클의 모듈러 스마트 컨트랙트 월렛(Modular Smart Contract Wallet) 인프라를 통해 보유되는 USDC를 대상으로 했다. 서클은 적격 잔액에 따라 월별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고, 계약 기간은 4년이었다. 이번에 새로 맺은 계약은 두 계약을 모두 폐기하고 대체하며, 같은 모듈러 스마트 컨트랙트 월렛 인프라를 기준으로 하되 만기를 5년으로 늘렸다.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양측 모두 조기 종료할 수 있지만, 그 구체적 조건과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서클이 8월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USDC 유통량은 7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고, 이 중 30%는 코인베이스 플랫폼에 머물러 있었다. 같은 기간 서클의 매출 및 준비금 수익은 7억100만달러로 7% 증가했다. 서클은 분기 배당 대신 제품·유통 파트너십 등에 자본을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USDC 공동 창립사인 코인베이스는 오래전부터 준비금 이자 수익의 절반을 받아 왔고, 8월에는 서클과 기존 조건으로 2029년까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리서치사 컴패스 포인트는 2025년 6월 서클에 대해 중립(neutral) 등급으로 커버리지를 시작하면서 서클의 유통 파트너가 대체로 가상자산 업체에 한정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바이낸스 계약은 발행사 주식을 보유한 채 인센티브까지 받는 두 번째 거래소를 유통망에 추가하는 셈이다.
USDC 확장은 거래소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클은 8월 첼시 FC와 후원 계약을 맺어 2026/27시즌 남자·여자·아카데미팀 유니폼에 USDC 브랜드를 새기기로 했고, 결제 네트워크 파트너로는 니움(Nium)이 합류해 은행 계좌·전자지갑·카드를 통한 현지화 결제 연동을 넓히고 있다. 바이낸스와는 2025년 7월부터 서클의 토큰화 국채 상품 USYC를 기관 파생상품 거래의 오프체인 담보로 받아들이는 협력도 진행 중이며, 서클은 BNB체인에 USYC를 네이티브로 발행할 계획도 세웠다.
경쟁 구도도 거세지고 있다. 언체인드 크립토에 따르면 6월 코인베이스·비자·스트라이프 등 140개 이상 기업이 경쟁 달러 토큰 ‘오픈 USD’ 뒤에 결집했고, 같은 매체는 USDC 유통량이 현재 약 746억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번 계약 체결은 서클이 블랙록·DTCC·비자 등을 창립 검증인으로 두고 USDC를 가스비 토큰으로 쓰는 레이어1 네트워크 ‘아크’ 메인넷을 가동한 다음 날 이뤄졌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9월16일 아크 네트워크상 USDC 입금 연동을 완료해, 이 네트워크로 자금을 옮길 수 있는 거래소 중 하나가 됐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번 8-K 공시는 블룸버그가 연방 검찰이 바이낸스의 미국 이란 제재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한 다음 날 나왔다. 앞서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이란산 원유 판매 대금으로 추정되는 약 6,119만달러 상당의 USDT에 대해 바이낸스 계좌가 자금 세탁 통로로 쓰였다며 민사몰수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바이낸스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가 스테이블코인 유통 확대와 동시에 부각되는 모양새다. 서클과 바이낸스가 5년짜리 대형 계약을 체결한 시점에 이 같은 수사 보도가 겹치면서, 시장은 이 계약이 실제로 온전히 5년을 채울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