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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간부 3명 부상, 북한군 신규 매설 의심
위키트리
지뢰 폭발사고는 파주·연천 일대에 해당하는 25사단 관할 DMZ에서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중 발생했다. 육군 25사단 최전방 부대에서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간부 3명이 크게 다쳤다. 부상 간부 가운데 1명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육군 제25사단 장병들이 지난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벌인 작전은 '수색로 개척'이었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 가운데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곳들을 확인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지뢰가 터진 곳은 25사단의 기존 수색로와 북한군의 지뢰 매설 의심 지대 사이였다. 정부 관계자는 SBS에 "장병들이 자주 다니는 수색로는 아니지만 '최근까지 어느 정도 관리가 되던' 수색로의 바로 옆 지역에서 지뢰가 터졌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군이 관리해 지뢰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던 곳에서 사고가 났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의 지뢰 매설 의심 지대 면적이 한미 군 당국이 분석했던 것보다 더 넓게 형성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25사단 장병들이 지뢰 의심 지대로 추정한 곳에 이르기도 전에 이미 지뢰 매설 지대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도 북한 지뢰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쪽보다는 군사분계선 가까이 수십 미터 지점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북한 지뢰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북한의 목함지뢰를 거론하기도 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2일 취임하면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원인을 규명해 철저하게 후속 조치와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번 작전이 북한군 활동과 관련된 지역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해군 대령)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서부전선 MDL 인근에서 (북한군에 의한) '지형 변화'를 식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유엔군사령부에 현장조사를 요청했다. 유엔사 현장조사는 다음 주 초로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어제(21일) DMZ 작전은 유엔사의 현장조사를 실시하기 이전에 여건 조성을 위한 수색로 개척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이 그동안 수색에 쓰지 않던 새 길을 뚫는 작전이었다는 얘기다. 해당 지점에 어떤 위험 요인이 있는지 군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 실장은 "작전 병력은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수색로 개척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 작전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 발생 지점은 MDL 근접 지역이다. 정확한 위치와 폭발 원인 등 구체적인 사항은 유엔사와 함께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신속하게 현장 확인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 설명을 종합하면 25사단 수색대와 관할 공병대 10여 명은 21일 오전 DMZ에 들어가 신규 수색로 개척 작전에 착수했다. 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는 오전 10시 50분쯤 폭발했다. 이 사고로 수색대대장(중령) 등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간부 3명이 다쳤다. 대대장은 발목 부위를 크게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다.
군은 사고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폭발물 잔해를 수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북한이 MDL 일대에서 이른바 '국경화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일어났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 2024년 4월부터는 MDL 일대에 철책과 지뢰지대, 전술도로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군은 최근 한 달 사이 이 작업 과정에서 20차례 넘게 MDL을 넘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장한 상태로 침범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 지역 인근 MDL 남측에 북한이 지뢰를 매설했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북한이 우리 군의 작전을 미리 알았거나 이에 대비해 지뢰를 뿌리거나 묻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DMZ에서 북한군이 묻은 지뢰로 우리 군이 피해를 본 대표적 사례는 2015년 8월 서부전선에서 일어난 목함지뢰 도발이다. 당시 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육군 부사관 2명이 북한군이 몰래 묻은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는 등 중상을 입었다.
합참은 당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철제 용수철 등 폭발물 잔해를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만든 지뢰로 확인됐다.
북한군은 우리 군이 DMZ 수색 구간으로 들어가는 통문에 몰래 접근해 통문 앞뒤로 지뢰를 묻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의성이 확인된 셈이다. 이는 사태 수습을 위해 열린 남북 긴급 협상에서 북한이 도발을 사실상 시인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북한군의 의도적 지뢰 매설 △과거 북한이 묻었거나 유실된 북한 지뢰 △과거 매설한 아군 지뢰의 유실과 폭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군은 유엔사와 합동조사팀을 꾸려 폭발물 잔해를 수거하는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가 북한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남북 관계가 군사적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조사 결과 북한 지뢰로 확인되더라도 북한이 이를 시인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있다. 사고 지역이 오랫동안 우리 군의 수색로로 쓰이지 않았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