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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부 명절 변화, 각자 부모 만나거나 휴식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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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이면 부부가 함께 본가와 처가를 차례로 찾아가는 모습이 익숙했지만 최근 젊은 부부 사이에서는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양가를 모두 방문하는 대신 각자 부모를 찾아가거나, 명절 전후로 따로 만나고 연휴 당일에는 부부끼리 시간을 보내는 식이다. 아예 양가 방문을 하지 않고 집에서 쉬거나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인식이 사라졌다기보다, 결혼한 자녀가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양가를 모두 방문해야 한다는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추석 명절 모임 및 일정 계획’ 조사에 따르면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는 응답은 63%였다. 지난해 추석 68%, 올해 설 70%보다 낮아졌다.

연령별로는 18~29세와 30대에서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는 응답이 각각 52%로 나타났다. 40대 이상에서는 65% 이상이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고 답했다. 미혼층은 49%, 기혼층은 73%로 결혼 여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명절을 ‘가족 행사’만이 아니라 ‘휴식’으로 바라보는 인식도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가족·친지와의 화합’을 명절의 의미로 꼽은 응답은 45%,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은 43%였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이라는 응답도 37%였다. 차례나 제사를 지내겠다는 응답은 30%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초 25~39세 기혼남녀 5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젊은 부부가 명절에 겪는 현실적인 고민이 확인됐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실시한 ‘2026 연애·결혼 인식 조사’에서 결혼 후 명절을 보내며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양가 방문 일정 조율’을 꼽은 응답자가 25.1%로 가장 많았다. 양가 부모에게 줄 선물과 지출 부담이 22.7%, 장거리 이동과 교통 문제가 19.4%로 뒤를 이었다.

남성은 양가 방문 일정 조율을 28.4%로 가장 많이 꼽았고, 여성은 양가 부모 선물 등 지출 부담을 26.6%로 가장 많이 꼽았다. 양가 방문 일정 자체가 젊은 부부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젊은 부부 대부분이 명절에 양가를 찾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해당 조사에서 89.6%는 결혼 후 명절을 양가와 함께 보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양가와 명절을 보낸 적이 없다는 응답은 10.4%였다. ‘본가에 가지 않는 부부’가 다수가 됐다고 보기보다는, 기존 방식 외에 다른 선택을 하는 부부가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설을 앞두고 ‘각자 명절’을 택한 부부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한 부부는 남편은 부모가 있는 경북 포항으로, 아내는 친정이 있는 대전에 머무는 방식으로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다른 부부는 양가 모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각자 부모와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부부가 명절 기간 반드시 같은 장소에서 양가를 함께 찾아가야 한다는 방식을 바꾼 것이다.

또 다른 방식은 명절 당일을 피하는 것이다. 추석이나 설 당일에는 부부가 집에서 쉬고, 명절 전후 주말에 부모를 만나 식사를 하는 식이다. 양가 부모와 함께 여행하거나 호텔·펜션 등 평소와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례도 소개됐다.

명절의 공간을 바꾸는 부부도 있다. 집에서 명절을 보내면 자연스럽게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고 누군가는 설거지를 하는 등 기존 역할이 반복되지만, 외식이나 여행을 선택하면 이런 역할에서 벗어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명절 갈등에 대한 과거 조사에서도 방문 문제가 반복해서 등장했다. 2012년 듀오라이프컨설팅이 전국 기혼 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당시 58.1%가 시댁 방문을 어렵고 불편하게 느낀다고 답했다. 시댁 방문을 불편하게 만드는 가족으로는 시어머니가 41.8%로 가장 많았고 시누이가 21.2%로 뒤를 이었다. 당시 조사에서 직장 여성 41.1%는 일을 이유로 시댁 행사에 의도적으로 불참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명절 스트레스의 방향도 부부마다 달랐다. 온리-유와 비에나래가 전국 돌싱 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과거 추석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 여성은 ‘시가 가족과의 만남’을 29.3%로 가장 많이 꼽았고, 남성은 ‘아내와의 일정 조율’을 30.5%로 가장 많이 꼽았다. 남성은 이동, 처가 가족과의 만남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추석에는 아예 집에서 쉬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에서 휴식’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이 59.6%로 가장 많았다. 고향·본가 방문은 40.0%, 국내 여행은 18.9%, 취미활동은 12.5%였다. 20대는 국내·해외 여행과 취미활동, 지인 모임 등의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명절 문화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친척 간 지나친 간섭 및 사적인 질문’이 48.5%로 가장 많았다. 연휴를 기대하지 않는 이유로는 명절 후유증과 피로·스트레스, 명절 준비와 집안일, 친척들의 결혼·취업 등 개인적인 질문에 대한 부담 등이 꼽혔다.

과거 명절이 ‘어디를 방문할 것인가’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가 부부마다 달라지고 있다. 양가를 모두 방문하는 부부도 있지만, 각자 부모를 만나거나 명절 전후에 따로 찾아뵙고 당일에는 부부끼리 쉬는 방식도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명절에 본가를 찾지 않는다는 선택이 가족과의 관계를 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부모를 만나는 시기를 조정하고, 음식을 함께 준비하는 대신 외식하거나,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방식으로 만남의 형태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결혼 후에도 명절만큼은 반드시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공식이 약해지면서 젊은 부부들의 추석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만큼이나 각자의 방식으로 연휴를 보내는 부부들의 모습도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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